작년 말 문화계의 최대 이슈는 ‘레 미제라블’이었다. 영화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뒤 연극으로 다시 무대에 올려진 레 미제라블은 현란한 불빛과 장중한 음향. 거대한 무대설치로 관객들을 삽시간에 1830년대 프랑스 역사의 현장으로 데려가 숨소리 하나 놓칠 수 없게끔 긴장감 있는 공연을 펼쳤다. 빅토르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우리나라에서 ‘장발장’이란 이름으로 소개된 작품이다. 프랑스 민중들의 비참한 삶과 프랑스 시민혁명을 소재로 한 사회소설로 작년 말 영화로 대중들과 만났을 당시. 우리나라 대선과 맞물려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으나 원작이 워낙 유명한 이야기로 150분 공연에 지루함 없이 긴박감으로 매 장면을 이끌어 많은 갈채를 받았던 연극이다. 이처럼 연극은 공연내내 관객과 호흡하는 특성이 영화와 비교할 수 없는 현장성이 있다. 연극의 매력은 무엇일까? 오늘날 대중문화의 핵심을 이루고 연극이 주도했던 인기를 대신하고 있는 영화와 비교해보면 연극도 있을법한 가상현실과 가상세계를 무대나 스크린으로 옮겼다는 공통점은 있다. 영화와 달리 연극의 전통성은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간다. 연극은 인류 거의 모든 시대도전과 시대의 사회상에 부응하여 이루어온 역사이며. 지금 현재 상연되고 있는 연극의 무대에는 그 역사적 전통성과 섬세함이 연출가. 작가. 배우. 스텝. 관객 등의 배후에 고스란히 녹아 연극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자극적이고 시각적인 볼거리를 추구하며 기술적 테크닉에 힘입은 헐리우드 중심의 영화가 관객을 유인한다 하더라도 연극은 영화와 다른 매력이 있다. 이것이 바로 연극의 보이지 않는 힘이며 그 힘이 오늘날까지 연극무대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인 것이다. 2013 경남연극제가 함양에서 막이 올랐다. 3월28일부터 4월10일까지 함양에서 열리는 경남연극제는 경남연극인협회 소속 11개 시.군 지부의 13개 극단이 참여해 열띤 경연을 펼친다. 이번 경남연극제는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매년 각 시. 군을 순회하며 축제의 자유성을 띤 경연형식의 연극제인데 공연작들의 수준이 높아 어느 작품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관람하고자 경남의 여러 지역에서 미리 날짜나 장소를 문의하는 관람객들이 많았다고 한다. 첫 출발은 마산극단 객석과 무대의 <락시터>가 무대에 오르고 거제극단. 사천극단. 창원예술극단 순으로 한 작품씩 무대에 올려지게 되는데 팜플랫을 통해 많은 안내가 나간터라 눈여겨 두었던 작품들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신작 영화나 연극을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은 함양에서 13개 극단의 공연을 매일 무료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행운이라 여겨진다. 부대행사로 함양 8경 전시회가 문화예술회관 로비에서 열리고 락밴드. 마술경연. 비보이 등 다양한 게릴라 공연이 준비중이라 열흘 이상 진행되는 공연기간 내내 행복한 문화충전이 가능할 것 같다. ‘산처럼 사람처럼’이란 표어로 산처럼 품어주고 사람처럼 안아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제31회 경남연극제는 경남 연극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경남연극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목적이 있다. 또한 도내 각 극단의 수준을 향상시켜 관객들에게 수준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제공과 연극 인구의 저변확대를 통해 경남연극을 진흥코자 하며 이번 연극제에서 우승한 팀은 6월에 열리는 전국연극제에 경남대표로 출전하게도 된다. 4월이 되고서 함양의 정가는 뜨겁다. 곧 다가올 재선거를 치를 열띤 경쟁 속에 이런저런 오고가는 이야기는 일반 서민들의 정서와는 다른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의 삶들이 편치않아 보이고 내 삶이 무미건조할 때 한 편의 연극을 통해 전환을 맞을 수 있다면 문화의 다양성을 선택해서 누릴 기회가 많지 않은 함양에서 매일 밤 펼쳐지는 연극의 바다에 자신을 충분히 힐링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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