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주말에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길을 떠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요즘은 둘레길이 인기가 많다고 하는 데요 아마도 천천히 걸어가며 자연을 곱씹으며 즐길 수 있어서 인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둘레길은 험한 산을 등반하는 것도 아니고요. 마라톤 하듯이 냅다 뛰어 달릴 수 있는 그런 길도 아닙니다. 그저 온 가족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쉬엄쉬엄 갈 수 있는 길입니다. 정상에 반드시 도착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없고요 정해진 시간 내에 빨리 들어가야 하는 곳도 아니지요. 어찌 보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걷는 길인 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 얼굴 한번 쳐다보기 좋고요. 환한 얼굴로 인사할 수 있는. 그런 여유와 멋이 묻어나는 산책로입니다. 고속도로와는 너무나 다른 풍경이지요. 앞만 보며 네비게이션만 보고 쌩쌩 달리느라 도로 옆에 있는 그 많은 풍경들을 놓치는 고속도로와는 달리. 느리고 더디어도 길옆에 있는 작은 풀. 돌멩이들이 예쁘게 눈과 맘에 들어와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게 둘레길의 매력이지 않을까요? 요즘은 고속도로처럼 훤히 뚫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엄청 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좋고 능력 있는 부모님 만나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 다들 부러워하는 직장에서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을 고속도로와 같은 인생이라고 한다면.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 여기저기 군살이 박혀 있는 둘레길 같은 인생도 있습니다. 똑같은 시간을 보내도 누구는 쌩쌩 달리고. 누구는 느릿느릿 천천히 달립니다. 쌩쌩 달린다고 해서 그 인생이 좋기만 할까요? 또 느릿느릿 구불구불한 인생이라고 해서 답답하기만 할까요? 아니겠지요.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어떻든 내가 보는 시선에 따라 갑갑할 수도 있고. 시원할 수도 있고. 또 예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혹여 인생이라는 길에 유별나게 둘레길이 많게 느껴지는 분들이 계십니까? 그렇다면 그 둘레길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맘껏 찾으시고 누리십시오. 나중에 고속도로 같은 인생을 살게 될 때는 지금의 것들은 누리기가 어려워질 테니 지금. 오늘 내가 걷고 있는 길에서 작은 행복과 추억을 하나하나 쌓으세요. 그리고 주위에 둘레길처럼 천천히 돌아가는 분들이 계시다면 비웃지 마시고 용기를 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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