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많은 경찰력이 투입되더라도 전체적인 치안 수요를 커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함양과 같은 시골지역의 경우 마을 구석구석까지 경찰력이 미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이 치안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사회질서를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단체가 있다. 각 읍면동마다 자체적으로 구성된 자율방범대. 사회 질서와 안녕을 위한 주야간 방범 순찰활동은 물론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단체이다. 최근 경남지역 23개 시군의 자율방범대 수장에 함양지역 인사가 선출됐다. 경상남도 자율방범연합회 박성웅 회장. 박성웅 회장은 “30여년 동안 자부심과 보람 하나로 자율방범대 활동에 전념해 왔다”며 “자율방범대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범죄예방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23개 시군 1만4.000여 회원들을 이끌어 나갈 박성웅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함양지역에서 도단위 단체의 회장이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박성웅 회장은 “규모가 큰 도시에서 그동안 지녔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했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것들은 내가 헤쳐 나가야할 몫”이라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박성웅 회장이 자율방범대 활동을 시작한 것이 30여년 전으로 그동안 면 지회장과 군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지역 치안 안정을 위해 수많은 활동을 펼쳤다. 박 회장은“생업에 종사하는 대원들이 밤늦은 시간을 이용해 치안 취약지의 순회 순찰을 통해 범죄 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주변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방범활동을 벌이는 자율방범대원들. 경찰이 하는 일과 어떻게 다를까. 모두들 집에서 편하게 쉬거나 잠을 청하는 시간대에 지역을 순찰하며 어두운 곳을 밝히고 있는 자율방범대 활동은 그야말로 무보수 자원봉사다. 자율방범대는 주로 경찰과 합동으로 순찰활동을 펼치기도 하고 자체적인 조직망을 통해 지역의 방범활동을 벌이기도 하는 등 경찰과 유기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은 “일반 시민들은 많이 알지 못하지만 자율방범대는 치안 활동은 물론 불우이웃돕기. 교통질서 확립 활동. 청소년 선도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자율방범대에게 범인 체포권 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경찰의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성웅 회장은 “자율방범대의 역할은 우리 지역을 지키는 것이지 범인을 잡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범죄 현장을 목격해도 범인을 잡거나 격투를 벌이는 일은 없습니다. 현장 목격 시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이들의 이동 경로를 뒤쫓아 경찰의 범인 검거를 돕는 일을 하는 겁니다”라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무엇보다 치안 사각지대의 순찰만으로도 큰 효과를 보는 것이 자율방범대의 활동이다. 특히 농산물 생산이 많은 함양의 경우 이 같은 순찰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절도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자율방범대의 활동을 알고 있는 이들은 순찰 시간에 맞춰 음료수나 먹을거리들을 미리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는 4월 경남도 자율방범연합회 회장에 취임할 예정인 박성웅 회장은 회원들에게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회원들의 화합과 단합을 통해 범죄 없는 경남을 만들어 가는 것은 물론이고 투명한 연합회의 경영을 통해 신뢰를 쌓아갈 것을 약속했다. 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회원들을 위해 사용할 예산을 더욱 많이 확보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박성웅 회장은 “각 시군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율방범대와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보다 발전하는 자율방범연합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율방범연합회는 청소년 폭력. 비행 청소년 선도. 우범지대 순찰. 교통 봉사활동 등 다양한 곳에서 치안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성웅 회장은 “우리가 얻는 건 바로 보람이다. 지역을 위한 활동에서 스스로 보람과 뿌듯함을 얻으니 그것이야말로 무엇보다 값진 보상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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