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해빙기에 준비를 소홀히 하고 등산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겨울산행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지난 주말에 함양소방서. 무진장소방서. 함양산림항공관리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육십령에서 영취산 구간에 대한 백두대간 종주코스 합동안전점검을 실시하였다. 훼손된 안내판은 없는지. 위험구간에 설치된 로프는 안정적인지. 조난신고용 위치표지목이 파손되지는 않았는지를 점검하고 정비하기 위한 현장안전점검이었다. 조난자를 구조하는 소방관들이었기에 아이젠 등 겨울등산에 적합한 장비를 준비하여 출발하면서도 날씨가 너무 좋아 ‘이것이 필요할까?’ 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10분이 지나지 않아 “준비하지 않았으면 구조하는 사람들이 구조당할 뻔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었다. 음지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무릎까지 빠지는 곳이 있었고. 등산로는 다져진 눈이 빙판으로 남아 있으며. 낙엽에 가려진 빙판과 표면만 녹은 경사진 흙탕길은 미끄럼 사고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봄이 왔지만 3월의 산은 아직 봄을 거부하고 있었다. 등산에서 안전은 지형적인 특성의 위험요인을 제거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3월달 산행에 나서려면 겨울에 준하는 산행준비를 해야 한다. 음지에 남은 잔설이나 얼음. 눈이 내릴 것에 대비한 아이젠ㆍ스패츠ㆍ스틱과 발이 젖을 수 있으므로 방수처리가 된 등산화를 준비해야 한다. 봄철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날씨가 급변하면 산행조건이 겨울과 같으므로 보온용 의류(방수ㆍ방풍ㆍ여벌의류ㆍ장갑ㆍ모자 등)를 준비하고 어둠에 대비한 헤드랜턴과 비상식량으로 육ㆍ어포. 초콜릿. 양갱. 사탕 등과 보온병에 따뜻한 차나 음료를 준비한다. 봄철 산행은 낙석도 조심해야 한다. 바위틈으로 들어간 물이 얼어붙어 팽창하였다가 기온의 상승과 함께 녹으면서 낙석으로 변한다. 그러므로 경사진 곳과 바위 벽 아래를 지날 때는 항상 머리 위를 주의 깊게 살펴 떨어지는 돌에 맞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2명 이상이 함께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여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하산을 끝낸다. 만약 안전사고를 당하면 등산로에 설치된 119 구조 위치 표지판 번호를 숙지하여 신고 시 활용한다. 그리고 가능한 하루 8시간 이상 산행을 하지 않고. 최소한 자신의 체력 3할은 남겨 두어야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해빙기 산행의 가장 큰 적은 빙판이나. 꽃샘추위 등의 외부적인 요인보다 등산인의 안일한 마음가짐에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산행을 해서는 사고를 당하기 십상이다. 등산에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선택과 유사시를 대비한 준비된 산행만이 정상에서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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