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협은 이제는 변해야 한다. 조합원들의 피를 빠는 일들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변화와 혁신만이 지역 농협의 살 길이다" 마천농협 강신오 조합장의 지론이자 3선 조합장으로서 농협을 이끌어 가는 목표이기도 하다. 이 같은 강 조합장의 소신은 소규모 농협의 합병 파고를 이겨내고 지역 농협의 경쟁력을 이끌어 낸 원동력이기도 하다. 마천농협을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를 선도하며 농협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강신오 조합장을 꼽지 않는 이는 없다. 농협 CEO로서 그의 주도하에 이뤄진 각종 사업들은 마천농협을 감히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농협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다. 강 조합장은 “이제 농협의 신용사업은 한계에 도달했다. 지역 농촌 농협은 고부가가치 가공사업이 필연이다. 이를 통해 얼마든지 농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농협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마천농협과 강 조합장의 현재가 있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003년 조합장에 당선된 그에게는 소규모 지역농협의 합병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당시는 전국적으로 소규모 농협의 합병을 반강제적으로 추진하던 시기이다. 그는 "그때 마천농협이 합병됐더라면 나는 `농협을 팔아먹은 놈`으로 마천 사람들 뇌리에 기억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합병 공문을 접하자마자 강 조합장은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앙회를 찾아가고 전국 농협 조합장들을 상대로 합병의 부당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는 `이를 막지 못하면 죽는다`는 죽을 각오로 합병의 부당함을 알리고 농협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다녔다. 이후 다행스럽게도 합병이 철회됐다"고 말했다. 힘든 파고를 넘어 선 마천농협은 새로운 대혁신의 시기가 찾아왔다. 한 사람의 열정이 마천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마천 토종꿀’ 프로젝트. 홈쇼핑은 물론 하나로마트 등에서 마천꿀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박 상품으로 한 TV홈쇼핑의 경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580억원에 이를 정도다. 강 조합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산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절대 부족한 마천농협으로선 가공식품 제조 판매가 가장 적합한 사업이었다. 함양 특산품이라 할 수 있는 ‘양파’를 가공한 ‘흑양파 진액’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을 정도로 철저한 위생 관리 시설과 하루 8만포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곳은 마천농협이 유일하다. 마천농협의 주력 상품은 ‘흑양파 진액’을 비롯해 ‘흑마늘’. ‘블루베리’. ‘천마진액’. ‘오미자 활력’. ‘도라지 진액’ 등 파우치 종류들이다. 이 모두가 마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재료를 들여와 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통적인 ‘마천 토종꿀’과 ‘고사리’. ‘석이버섯’. ‘오미자’. ‘지리산 나물’ 등도 꾸준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상품들은 마천농협 쇼핑몰(www.machoen.co.kr/shopping)에서 모두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쇼핑몰 판매 수익이 5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강 조합장은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삶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생산하는 모든 것을 판매해야 진정한 농협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가공 공정을 거쳐 이곳에서 생산되는 상품은 많게는 10배 가까운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있다. 이것이 지역의 작은 농협 마천농협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이다. 특히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굴지의 대기업과 흑양파로 맞붙어 가격 경쟁력과 상품의 우수성에 앞서면서 대기업을 밀어낸 전례도 있을 정도다. 강신오 조합장은 “마천농협은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과 많이 비슷하다.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을 거쳐 고부가가치 제품을 되파는 시스템이 마천농협에서 하고 있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더라도 제 값을 받고 팔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천농협의 직원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마천농협의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뛰고 있다. 강신오 조합장은 “농협은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이고. 앞으로 많은 수익을 창출해 조합원들에게 많은 이익을 줘야 한다. 그래야만 사랑받는 농협이 될 것이고 꼭 필요한 농협이 되지 않겠느냐.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 농협은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조합장은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직체이다. 실제 이익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농협이 자식보다 낫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꾸준히 발전하는 마천 농협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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