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더니 가래떡/올려놓고 웃기떡 정들라 두텁떡/수절과부 정절떡 색시 속살 백설기/오이 서리 기자떡 주눅 드나 오그랑떡/초승달이 달떡이지 정월보름 달떡이요/이월한식 송편이요 삼월삼짇 쑥떡이로다/사월팔일 느티떡 오월단오에 수리취떡/유월유두에 밀전병이라 칠월칠석에 수단이오/팔월가위 오려송편 구월구일 국화떡이라/시월상달 무시루떡 동짓달 새알병요/섣달에 골무떡이라 - 떡타령 중에서 설이다. 설이 되면 가래떡을 뽑아 이웃들과 나누기에 그 기쁨이 배가되는 때이기도 하다. 설에 먹는 음식을 특별히 세찬(歲饌)이라 부르는데 세찬 중의 으뜸은 누가 뭐래도 흰 가래떡을 뽑아 굳히고 동그랗게 썰어서 끓여 먹는 떡국떡이라 생각된다. 떡국을 언제부터 먹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1800년대 초에 쓰인 <열양세시기>에 “섣달 그믐밤에 식구대로 한 그릇씩 먹는데. 이것을 떡국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나이를 물을 때 ‘너 지금껏 떡국 몇 그릇째 먹었느냐?’ 고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설에 먹는 떡국을 일러 `첨세병(添歲餠:나이를 더 먹는 떡)`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최남선이 1945년에 쓴 <조선상식(朝鮮相識>에는 떡국을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 만물의 부활신생을 의미하는 종교적 뜻이 담긴 것이기도 하다. 떡의 종류에는 치는 떡. 짜는 떡. 빚는 떡. 지지는 떡 등이 있으며 그 중 가래떡은 도병(搗餠)이라 불리는 치는 떡에 속한다. 일단 시루에 쪄낸 찹쌀이나 떡을 뜨거울 때 절구나 안반에 쳐서 끈기가 나게 하는 떡으로 인절미. 흰떡. 개피떡 등이 있는데 인절미는 찹쌀을 불려서 시루나 찜통에 찐 다음 바로 절구나 안반에 쳐서 적당한 크기로 썰고 콩고물이나 거피팥 고물을 묻힌다. 가래떡. 절편. 개피떡은 멥쌀로 만든다. 멥쌀가루에 물을 내려 시루에 찌고 절구나 안반에 끈기가 나게 친다. 친 떡을 길게 막대 모양으로 나들면 가래떡이 되고. 길게 빚어 떡살로 문양을 내어 썰면 절편이 된다. 개피떡은 친 떡 덩어리를 얇게 밀어 팥소를 넣고 접은 후 반달모양으로 찍어 공기가 들어가게 한 떡이다. 가래떡의 사전적 의미는 ‘길고 가늘게 둥글려 뽑은 흰떡’이다. 선조들은 왜 많고 많은 모양의 떡들 중에 길고 동그랗게 모양을 낸 떡을 설날에 먹기 시작했을까 궁금한데 여러 이름의 치는 떡 중에 찹쌀인절미를 세시떡으로 쓰지 않는 이유는 찹쌀이 늘 먹는 주식이 아니기 때문이며 절편은 짧게 끊어서 만드는 떡이기에 긴 가래처럼 재물이 늘어나기를 기원하거나 장수를 기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내가 아주 어렸던 시절에는 요즘처럼 방앗간에서 기계를 이용해 가래떡을 뽑지 않고 집에서 멥쌀을 씻어 불렸다가 찐 다음 절구에 넣고 오래 쳐서 쫄깃한 식감이 나면 둥근 상 위에 펼쳐 놓고 손으로 늘려서 가래떡을 만들었다. 가래떡 늘어나듯이 집안에 재화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세시풍속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 해를 시작하는 설날에 해먹는 떡이기에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면서 가족들의 무병장수와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가 오늘날까지 전해진다고 생각된다. 의미를 새기면서 먹는 음식이 우리의 마음을 살찌울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