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의 일은 아니지만 얼마 전 제주의 한 빌라에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하였다. 불난 빌라는 소방서에서 넘어지면 코 닿을 만한 1분 남짓한 거리였지만 골목길 주차 차량들이 소방차의 진입을 방해하여 소방대에서 화재를 진압하는데 50분 가량 걸렸다고 한다. 좁은 도로 양쪽으로 차량을 주차해 놓으니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아무리 빨리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어이없는 희생이 아닐 수가 없다. 소방차가 조금만 빨리 현장에 도착했더라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지는 않았을까? 불길의 확산을 막아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니 마음이 불편하기 그지없다. 농촌이나 도시.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길이 없는 곳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간혹 길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곤 한다. 길은 도(道)라고 하듯이 사람이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아침을 여는 수레나 차량이 항상 생동감을 가지며 움직이는 생명의 숨결이 담긴 곳이다. 119소방차는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의 길을 통해 어디든지 달려가서 긴급한 현장활동을 한다. 그 현장에는 간혹 단 일초가 급한 환자나 구조를 요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길이 불법 주차로 막혀 있으면 긴급한 구조나 화재현장에서 소중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커다란 장애가 될 게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간혹 야간에 아파트 빌라 등 주택 밀집지역으로 출동해 보면 골목길에 차량을 이중 주차해 놓고. 교차로 부근에도 차를 주차하여 소방차 진입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길은 사람의 혈관과도 같은 것으로써 자칫 막혀 버린다면 동맥경화 같은 엄중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소방차는 보통 8톤 화물차량 정도의 크기인데 우리는 항상 적어도 8톤 크기의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을 생활화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 가족. 우리 이웃에 긴급한 상황 발생 시 119신고만 하면 소방차가 신속하게 달려와 줄 것이다. 소방출동로는 바로 생명길이다! 주민이 부르는 곳이라면 항상 달려가서 생명을 구하는 생명길임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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