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무너지는 소리가 예서제서 들린다. 방송에서는 사흘이 머다하고 소식을 내 보내고. 신문들은 무너지는 실태를 전하기에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교실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제자들이 스승에게 대어드는 패륜행위가 비일비재란다. 급우들의 집단 따돌림을 당한 학생이 견디다 못해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있었단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가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 교사에게 폭행하는 장면도 TV를 통해 자주 소개된다.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접할 수 있는 학교 교실 실태보다 현실은 더 심각하다고 현직에 있는 분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선생님의 말씀에 대꾸를 하고. 욕설을 하고. 음주와 끽연을 예사로 하고. 심하면 폭력을 휘두르고 금품을 갈취하고. 급우들의 돈이나 물건을 훔쳐서 유흥비로 쓰고서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즐거워한다고 한다. 교사가 발견하여 나무라면 거짓말로 둘러대고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커녕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는 식으로 당당하기만 하단다.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도 옛날과 엄청나게 바뀌어서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학생은 드물고 선생님의 타이름에 대꾸하기가 예사고 심지어는 큰소리를 치며 대어들고 저희들끼리만 통하는 언어로 낄낄대며 희롱하는 경우가 다반사란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서양의 명언이 교실 현장에 그대로 적용되어 착하고 선한 학생들이 일부 불량 학생들에게 휘둘려 자꾸만 그들에게 빨려 들어가서 결국에는 그들도 같은 부류로 전락하고 교실 전체가 불량학생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잘못을 저질은 학생들을 따끔하게 벌을 주어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못하게 해야 마땅한데 학생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미명아래 그들에게 벌다운 벌은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작금의 교실 실태란다.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그 이유야 여러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 가장 큰 원인으로 교권의 추락을 지적하고 싶다. 오늘날 학생의 인권만 존중하는 풍조에 밀려 교권이 추락할 대로 추락하여 교육 현장에서 사라져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르치는 사람의 권위가 없는 교육은 혼이 없는 교육이다. 혼이 빠진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학교는 지식 전달만 하는 곳이 아니다. 지식 전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인성교육이다. 그런데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없어졌다. 있어도 극히 미미하여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현실이다. 물론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다 보니 인성교육은 소홀히 되기 마련이겠지만 인성교육이 사라진 근본 원인은 교권의 추락에 있다. 교권의 추락은 스승의 권위를 빼앗아갔고 권위를 빼앗긴 교사들은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학생의 잘못을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가는 사례가 많다는 믿기지 않는 말들이 교육계나 학부모 사회에 회자된 지 오래다. 뜻있는 교사들이 교사로서의 사명감에서 그들을 선도하려고 했다가 오히려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잘못을 지적하여 나무라는 데 오히려 큰 소리를 치며 대어드는 학생의 뺨 한 대 때렸다가 학부모가 찾아와서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온갖 야료를 다 부리고. 장학사가 징계 운운하면서 사실 조사한다고 오라 가라 하는 판에 어느 교사가 앞장서서 학생들을 선도하려고 나서겠는가. 교권이 살아나야 한다. 교사가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에 열성적으로 임하도록 그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교실에서 선한 학생이 악한 학생을 누르고 교실 분위기를 선하게 이끌어 가도록 해야한다. 그렇게 하는 게 교실을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첩경이요 무너지는 교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바른 길이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선생님뿐이다. 담임선생님을 비롯하여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권위를 가지고 교사로서의 자긍심을 느끼며 온 힘을 다 쏟아 학생 선도에 나선다면 학교 폭력은 서서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사라진 교권을 다시 찾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 또한 간단하다. 학부형들이 교사를 대하는 자세를 바로 잡고 행정당국이 교권 확립에 노력을 기울이면 찾을 수 있다. 학부모가 학생들 보는 앞에서 교사들을 폄하하는 말 대신에 높이는 말을 하고 교사를 대할 때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어 학생들이 본받게 하면 교사의 권위는 저절로 서게 된다. 물질적인 혜택을 주라는 말이 아니다. 내 자식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선생님들을 고맙게 여기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교권이 살아 있는 학교.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학교. 선한 학생이 학급의 분위기를 잡아가는 교실이 되면 온 국민이 애태우고 학부모들이 자나깨나 근심하는 학교 폭력은 학교에서 추방당할 것이다. 학부모들이여! 그대들의 자녀가 바르게 자라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대들의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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