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2년 임진년 흑룡의 해가 저물고 2013년 계사년 지혜로운 뱀의 해가 찬란하게 떠오른다. 한해의 시작을 여는 1월을 재뉴어리(January)라고 하는데 이는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유래한 것이다. 문(門)의 수호신 야누스(Janus)는 로마신화의 유일한 신으로 출입구 등 주로 문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였는데. 문(門)이 시작을 의미하듯 모든 사물과 계절의 시초를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되었으며 모든 종교의식에서 여러 신들 가운데 가장 먼저 제물을 받았다고 한다. 야누스(Janus)는 고대 로마인들이 문에는 앞뒤가 없다고 생각하여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겼던 로마의 ‘문지기 신(神)’으로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야누스는 문의 경계선을 지키기도 하고 문을 열기도 하는 신이다. 시작과 끝의 신이기 때문에 두 얼굴을 가졌고. 이 야누스 신을 기리기 위해 로마는 1월 달의 이름을 Janus를 따서 January로 지었다고 한다. 동전의 양면. 양날의 칼. 야누스의 얼굴. 이런 말들을 모두 다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비슷한 뜻인 것은 사실이다. 간혹 우리가 겉과 속이 다름을 보고 야누스의 얼굴이라고도 하는데 야누스의 얼굴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른 인식이 아니다. 원래 야누스의 이미지는 나쁜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어떤 작가가 문학에서 ‘야누스의 두 얼굴’을 위선의 상징(?)으로 표현하면서 그때부터 야누스는 이중성의 상징이 되었다. 사회적 의미로 두 가지의 얼굴(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을 가진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이듯. 야누스가 두 얼굴을 가진 것은 맞지만. 이는 트릭을 쓰기 위해서 두 얼굴을 가졌던 게 아니라. 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특히 건물의 출입문을 지키기 위해서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두 얼굴 중 하나는 들어오는 사람을 검문하기 위해. 다른 하나는 집을 떠나가는 사람들에게 배웅인사를 하기 위해. 그러니까 문의 앞뒤를 보는 두 개의 얼굴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처럼 야누스는 집안의 안전과 도로의 보호를 책임지고 있었으며 모든 출입문의 신이 되었고 또한 인생의 첫 번째 위대한 통로인 출산을 관장하였으며. 곧 새해의 시작을 포함해서 모든 시작을 주관하게 된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제 묵은해를 보내고 새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서 있다. 진정한 야누스의 의미를 되새기며 어둠의 세력을 밀어내고 영롱한 새 빛을 맞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두 얼굴을 지닌 모습에 빗대어 이중인격적인 사람. 위선자를 가리켜 우리는 ‘야누스적. 혹은 야누스적 마스크를 쓴’ 이라고 곧잘 표현하지만.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다 잠재적으로 선악의 모순된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정답이 아닐까? 대립된 선과 악. 음성과 양성적인 면이 함께 공존하는 상태. 긍정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는 참 모습이 우리 인간일 것이다. 똑 같은 자리에서 한 사람은 태양을 등지므로 어두운 그림자가 자기 앞에 가로놓여지고 또 한사람은 해를 바라봄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버리는 것처럼 이제 어느 때 보다 지혜로운 결단으로 새해를 맞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환경은 생명이라는 인식하에 개발과 보전에 따른 양면성을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도 포함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한다. 복지사회나 경제민주화도 사용주와 근로자가 함께 공존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지역 간. 세대 간 괴리현상도 양면성을 제대로 이해할 때만이 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다.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았다. 남자와 여자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르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여성 통치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야누스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자칫 지킬 박사와 하이드와 같은 오류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리 선한 인간이라도 내면에는 악이 존재하고 악한 인간이라도 내면에는 선이 존재한다. 인간의 이중성을 밝음과 어두움 사이에서 방황하게 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야누스의 관점에서 새 시대를 열어가는 지혜를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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