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다 가고 새해가 다가온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누구나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 해에는 보다 나은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부푼 기대에 가슴 설레기도 한다. 지난 한 해가 보람 있고 즐거운 나날이었다고 가슴 뿌듯한 희열에 잠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연초에 기대했던 일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누구나 후회 없는 삶을 바라지만 지내고 보면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크건 작건 “나는 한 해 동안 모든 일을 잘 마무리하여 한 점의 잘못도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모르기는 해도 백에 한 사람이나 있을런지... 연초에 세운 목표를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얼핏보면 사람들은 모두가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하는 것 같지만 그 목표를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드물고 거개가 좌절의 쓴맛을 보아야 하는 게 십상이다. 사람은 무엇 때문에 사는가. 무엇을 이루기 위해 사는가. 사는 목표가 무엇인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때를 당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에 잠길테지만 그 답을 명쾌하게 얻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인생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자기 의지로 태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과 같이 자기의 삶을 자기 의지대로만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 의지와는 관계없이 주위의 여건에 따라 삶이 이리저리 굽이지면서 이어가게 된다. 이번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 당선인의 삶을 보아도 우리 인생의 삶이 자기 의지와는 얼마나 먼가를 알 수 있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결코 자기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주어진 여건에 따라 굽이치면서 흐르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그렇게 때문에 내 삶의 목표를 세우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가령 돈을 크게 번다든지 높은 지위를 얻는다든지 큰 명예를 얻는다든지 하는 목표를 세웠다 했을 때 만일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였을 때의 우리 인생은 뭐가 되는가. 인생을 헛살았다는 자괴만 남을 것이 아닌가. 그건 너무 슬픈 일이다. 어떤 한 가지에 삶의 목표를 설정하면 그것이 달성되지 않았을 때 그의 삶은 하찮은 것이 되고 만다. 목표를 설정하여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다. 그러니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허구일 뿐이다. 우리 인생은 목적지를 향하여 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는 그 걸음이. 매일 매일의 생활 자체가 우리에게는 절대적인 것이다. 자기가 처해있는 처지에 맞춰서 매일 매일을 소중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고 나는 믿는다. 매일매일 이외는 달리 우리들 인생은 없다.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새해의 목표. 그것은 매일 매일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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