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주최한 탑프루트 품질평가회에서 안의사과영농조합법인 오영복 대표(68)가 사과분야 우수상을 수상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사과 재배 농가들이 참여한 품평회에서 당당하게 함양 사과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함양군을 대표하는 사과 재배농가로 이번 품평회에 참여한 오영복 대표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우수한 재배 농가들이 많은데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오영복 대표는 70을 앞둔 농사꾼으로 보이지 않는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젊음 비결은 긍정적인 생각과 웃음이라고 했다. 젊은 시절 술과 담배를 끊고 성우의 꿈을 가진 그였지만 이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과 재배 농가로 우뚝 섰다. 고추와 벼농사 등 특작식물을 재배하던 오영복 대표가 사과 재배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1988년. 산을 개간하고 사과나무를 심은 지 어언 20여년이 흘렀다. 지난 2006년에는 품종개량을 통해 질 좋고 당도가 높은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약 4천평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오영복 대표는 내년에는 약 2천평 가량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에 있다. 혼자서 힘에 부치지 않을까 걱정도 잠시. 현재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이 조만간 귀농 해 가업을 물려받을 계획이다. 오영복 대표가 사과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전정 즉 가지를 잘라 주는 일이다. 처음 사과를 재배하면서 가까운 거창 지역에서 남의 일을 도와주며 전정하는 법을 배웠지만 이제는 어느 누구보다 전정 쪽으로는 자신 있어 자신의 과수원에서 실험을 통해 다양한 노하우를 쌓고 있다. 그는 특히 함양 사과에 대해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함양 사과를 먹어본 사람들은 최고라고 말을 한다. 일교차가 크고 적당한 고도에서 생산된 함양사과는 당도와 모양 등에서 전국 최고를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과 재배 노하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사과나무에 `정(情)`을 주는 것이다. 그의 농사 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사과나무를 키우면서 `정`을 줘야 한다. 나무도 정에 보답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토양 관리도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설명한다. 적절한 시비와 질소는 지양하는 시비 등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것이 토양으로 토양만 잘 가꿔도 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생산되는 사과의 품질도 우수해 진다. 깨끗하고 잘 관리된 토양을 바탕으로 자란 튼튼한 나무는 병해충에도 강해 예방약 위주로 방재를 하고 있다. 올해 태풍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태풍이 불어닥친 지난 9월17일 오전까지 과수원에서 작업을 했던 이들 부부는 점심 식사를 위해 집으로 왔다. 식사를 마친 후 부인이 "바람이 많이 부는데 차 한잔하고 나갑시다"라는 말에 잠시 앉았다. 이후 주변에서 과수원에 큰일이 발생했다는 말을 듣고 달려갔을 때는 이미 과수원이 산사태로 인해 없어졌다는 것이다. 산사태가 난 곳이 오영복 대표 부부가 작업하던 곳으로 900주 가까운 사과나무가 유실됐다. 또한 작업했던 사과 상자도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인 상황이었다. 오영복 대표는 "하늘이 도왔다. 우리가 일하던 곳이 완전히 없어졌다.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큰일이 났을 것"이라며 "불행 중 다행으로 유실됐던 곳에 너무나도 좋은 황토가 깔려서 다음 농사에는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면은 올해부터 탑프루트 시범단지로 선정돼 3년간 3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 받는다.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시행한 수동 탑프루트 사업에 이어 두 번째로. 이는 대외적으로 함양군 사과품질의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은 것으로 판매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의사과영농조합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오영복 대표는 올해 탑프루트 단지에 안의면이 선정되면서 더욱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안의면 지역 200여 사과 재배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법인은 이전 내부 문제 등이 있었지만 현재 오영복 대표가 맡아 다양한 사업과 참여 농가에 대한 지원 등을 진행하면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영복 대표가 이번 탑프루트 품평회에 내놓았던 사과는 15브릭스(Brix)라는 결과가 나왔다. 일전에는 상처가 있던 사과의 즙을 내어 당도측정기에 넣었더니 21브릭스가 나와 놀라기도 했다고 한다. 당도만 우수한 것이 아니라 현지 농장실사를 통해 철저하게 검정된 결과다. 현재의 사과 재배 등에 만족하지 못하는 안 대표는 "사과 재배의 전망은 아주 좋다. 그러나 온도 상승 등 이상기후에 적응해야 한다. 앞으로 2∼3도의 온도 상승이 있을 것으로 봤을 때 접합한 품종 개발이 필수적이다. 아열대에 맞는 수목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영복 대표는 "이번 수상이 더욱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성심 성의껏 사과농사를 짓겠다. 사과는 먹거리로 국민 건강에 바로 직결되는 것이다. 최대한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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