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6일부터 시작된 수시모집 최종합격 당락이 발표되었다. 이어서 정시 모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올해 대입 전형은 1 .2월 최종 마무리를 향해 내닫고 있다. 3.200여 가지의 대입 전형! 수시. 정시. 내신중심. 수능중심. 학생부전형. 논술전형. 적성전형에다 비 교과요소를 반영하는 입학사정관제 전형 등... 학생부중심전형만 해도 학생부 100%냐. 학생부 + 면접전형이냐 또 그 반영 비율이 얼마씩 나뉘느냐? 70:30이냐 60:40이냐. 학생부 중심 전형 안에도 지역균형 선발.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 학교장 추천전형 등 가지 수가 다양하기 짝이 없다. 또 그런 속에서 통합사정이냐. 단계별 사정이냐... 3학년 담임이나 진학업무를 담당하지 않으면 학교현장에 있는 교사들도 잘 모를 정도로 복잡한데다 또 해마다 바뀌기도 한다. 경쟁사회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서로 뽑겠다는 대학들의 의도를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설연고서성한... 등으로 읊어지는 학벌서열의 폐단. 일반 학생들을 뽑아서 대학에서 잘 가르쳐 인재로 만들겠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이미 우수해 있는 학생을 뽑아 쉽게 가겠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학들의 의도가 얄밉다. 바깥으로 발표되는 입시요강과 그 실제 속셈이 다른 꼼수도 일상화되어 있고 그런 현상은 이미 기득권을 누리는 대학들일수록 더 심하다. 내신반영이 40%라 학교생활 충실히 한 것이 자신의 강점이라 보고 지원을 했는데 사실상 35∼36점을 기본적으로 다 주고 실제는 4∼5점이 반영되는 경우가 있었다. 특정대학들이 일반고 학생보다 특목고. 외고. 자사고 아이들을 뽑을 의도였던 것으로 한때 일반고 1등급이 떨어지고 외고 6.7등급이 붙기도 하고 심지어 같은 학교 안에서도 비교과 보정점수라 하여 등급이 뒤집어져서 당락이 결정되기도 했으며 그 전년도 입시결과를 보고 은연 중 전국고등학교에 등급을 매겨 선배들의 입시결과가 후배들에게 연좌제로 작용해 일부 학교에 입학 티켓을 할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요즘은 100% 학생부 사정이라 해 놓고 3∼6배수까지 뽑아 있으나마나 한 규정이 되기도 하고 결국 수능최저등급까지 걸어 놓고 보면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한다든지 장학금을 주어 학업에 매진하도록 신경 쓰는데 무딘 대학들이 입시를 빙자하여 원서판매 장사나 하고 있는가 싶어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초중고는 결국 대학입시의 영향을 받는다. 맞춤형 학습에 맞춤형 입시전형이라는 큰 틀은 맞지만 수요자중심의 학교선택권을 전제로 고등학교마저 일반고등학교. 자율형 공립고·사립고. 특목고(과고. 국제고. 외고. 예술고. 체육고. 마이스터고)와 수학. 과학 외국어 중점학교 등으로 복잡하게 나뉘어져 중학생마저 긴 안목으로 대입을 준비하도록 요구하니 대입은 초등학교부터 준비해야 할 장기전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대입제도의 변화는 정부의 정책이나 대학교의 입학전형 발표를 순진하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준비하다가는 곤란에 처할 수가 있다. 근원적인 교육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긴 하지만 정치권과 대학. 교육관료 등의 세력관계와 전략을 맥락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례가 없는 학부모의 교육열... 사교육비. 학군에 따라 아파트 시세변화가 오르내리는 교육외적인 요소가 너무나 많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교육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은 단연 ‘입학사정관제’인데 전체 전형비율 중 차지하는 정도가 11∼12%라지만 실제는 20∼25%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영·수의 교과목은 물론 비교과까지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학교특별사업의 다양한 교육활동. 방과 후 특기활동. 동아리활동. 연구체험활동. 독서 및 논술. 교내경시대회 수상경력. 학교행사는 물론 외부연계행사. 모의성적. 수능성적. 연도별 학교 진학률까지 다 챙겨야 하니 이건 가히. 우리 학생들을 신의 영역으로까지 끌어올리려는 의도? 정상적인 가정에서 제대로 성장해서 자연스럽게 인성을 갖추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다보면 학업능력도 길러져서 자신의 꿈을 실현할 정도의 교육을 받고. 능력을 갖추어 사회에 자립하여 나가면 되는데 그게 자연스러울 것 같지 않다는데 우려감이 있다. 지난번 학부모교육에서 올해 대입시부터 특히 강조되기 시작하는 게 ‘인성영역’이라는 강사의 말에 한 초등학생 어머니가 경악을 했다. 아니래도 교과는 물론 외국어. 동아리활동. 독서 등 비교과 활동까지 갖추어야 하는 아이들이 인성을 갖추러 학원에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통적인 교육이 티칭(teaching) 중심이었던데 반해 새로운 입시문화의 변화는 그 영역을 컨설팅(consulting)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학에 지원원서를 보내기 위해 3·4년 전부터 컨설팅을 받아야 해서 카플란과 같은 컨설팅 업체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역시 조만간 일반 학원을 제치고 성행할 것으로 보여 지는데 초등 고학년. 중학교부터 입시관리에 들어갈 사교육비... 형편이 되는 계층은 그렇다 치고 마음만 있고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이래저래 또 자신의 무력감에 가슴만 치고 있을까 싶어 벌써부터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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