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해와 달 주인 박석규씨 "깊은 산 속 함양서 복국 먹는 즐거움 남다릅니다" 만인보 함양 복국 원조 ‘해와 달’ 식당 박석규 # 대통령 선거가 딱. 1주일 남았다. 대선 계절이 오면 생각 나는 음식이 있다. 복국! 1993년 봄. 김영삼 대통령과 (청와대) 오찬을 마친. 김대중 새천년국민회의 총재. 보좌관에게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 참. 청와대에 손님 모셔놓고 밀까리 음식(안동국시) 주다이? 그것도 콩알만큼. 당최 점슴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모르겠구먼. 차를 여의도 부산 복국집으로 돌려요” 부산 복국집 찾은 김대중 총재. 고니가 든 복지리에 밥 두 그릇 뚝딱했다. “인자서야 밥 묵었능 거 같구먼이라?” 1992년 여름. 부산 동래 초원복국집. 김기춘 전법무부장관 등 부산 5대 실세들이 복매운탕을 먹으며 대통령 선거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번에 YS 부산사람 당선 못 시키몬 전부 영도다리에서 퐁당 떨어죽어야 하능 거라” 이 쏙닥쏙닥… 비밀회의 대화록. 정주영 캠프서 녹음. 전격발표! 대선정국이 요동을 쳤었다. 그러고 보니 쩝쩝. 대선 철이 되니 괜스레. 복국 생각나네? 함양군청 앞 상림탕 1층에 ‘해와 달’ 복 전문요리집이 있다. 백전 사람 박석규씨 부부가 운영한다. “우리집 음식은 딴 데 하고 180도 틀링거라. 우선 물이 안 좋소. 산세수려 청정 1번지 백전면 평전 지하수로 육수 끓이고 안의 모 여사가 만든 콩나물을 사용하지요. 보소. 이 콩나물 연하디 연하잖소” ‘해와 달’ 식당서 사용하는 지하수는 백운산 정기를 품고 있어 맑고 무겁다. 암반을 뚫고 솟은 물인데 맑고 달다. 밑반찬도 만만찮다. 가죽나물에 엄개두릅 장아찌가 맛깔스럽다. 금강산도 식후경. 우리도 그 뭐시기냐. 김대중 김기춘 정치실세마냥. 복국 한 그릇 뚝딱하며 식탐 세계로 빠져들어 봅시다. “쌀독 밑에 인심 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집 복어는 일단 다른 집보다 양이 안 많소. 냄비 속에 하얗게 생긴 게 고니잉거라” 고니는 복어 배 속에 있는 알 뭉치를 말한다. 복어알 모양도 복어종류에 따라 다른데 혼복 참복은 계란 노른자처럼 생겼다. 나이 70 넘은 분이 소변을 누기가 힘들었는데 요걸 먹고 시원하게 봤다고 한다. 복어 고니는 암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주요 단골손님… 양재생 은산해운 회장 해와 달 주인 박석규씨 영부인 서차남 여사(서상면 출신). 복국을 끓이길래 비법 훔쳐볼 요량. 주방 속으로 들어가 봤다. 복국은 복어와 콩나물. 무 등을 넣어 맑게 끓인 국이다. 물에 콩나물과 무. 복어를 넣어 끓이다가 대파. 미나리.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더 끓여 먹기 전에 식초를 약간 넣는다. 복어는 간장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숙취제거 및 알코올 중독예방에 효과가 있다. ‘해와 달’ 에서는 복국말고도 복 해물찜. 복수육. 복찜. 굴부추전 등을 판다. 복수육은 이렇게 만든다. “끓는 소금물에 익힌 복어와 삶은 콩나물. 데친 두릅과 미나리에 식초. 겨자. 초고추장(고추장. 식초. 설탕. 다진 마늘. 깨소금)을 곁들이지요. 모든 재료에 초고추장을 넣어 버무리기도 합니다요” 바다 물고기는 삼천포에서 매일 직송. “저희들은 그냥 집에서 묵는 것처럼 그렇게 요리를 하는데 허허 어느새 우리 집 맛 매니아들이 하나둘 생겨… 부산 사는 양재생 은산해운 회장 같은 분들이 고향 오실 때마다 우리 식당을 즐겨 찾지요” 박석규씨는 백전면이 낳은 거목 재일교포 실업인 청송 (靑松) 박병헌 회장의 조카이기도 하다. 청송은 생전. 백전면 국도에 수만여 그루. 벚꽃을 심어 화제를 모았다. “청송 박병헌 회장님께서. 살아 계실 제. 고향 오시면 꼭 우리 집에 들러 복국을 드셨지요. 덕담이겠지만. 조카야 니 우찌해갔고 이렇게 맛 나는 복국을 끓이노? 복국 종주국 일본에서도 나. 이런 맛 못 봤다. 해물찜 맛도 보통 아니구나. 지리산 천왕봉 등반하는 알파니시트들 이 복해물찜 도시락 해 가지고. 산에 올라가 묵으면 별미겠다 별미!” ‘해와 달’ 식당 벽면에 도종환 시인의 시 두편이 부착되어 있어 눈길. 시 제목은 ‘흔들리며 피는 꽃’과 ‘담쟁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고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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