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만인보 서예가 이일우 # 천자문에 집 우(宇)가 나온다. (宇 집 우) 宙(집 주) 洪(넓을 홍) 荒(거칠 황)… 하늘과 땅 사이는 넓고 커서 끝이 없다. 집 우(宇) 앞에 가득차다 일(溢). 대단한 이름이다. 함양 마평에 서예가 이일우씨가 산다. 지면에 표현해내는 점획. 모나고 둥근 방원(方圓)과 곡직(曲直). 그의 글씨는 마치 음악의 계속되는 변화나 리듬과 같다. 2년전 전남 구례군 소리꾼 김소현씨가 자신의 우거에 함양사람을 초청. 잔치를 벌인 적이 있었다. 김소현씨는 여러 번 함양에 와 (무료로) 함양노인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준 아름다운 사람이다. 구례 잔치판에서 나는 이일우씨를 처음 보았다. 그는 구례 노인들에게 일필휘지 가족 장수를 기원하는 사자성어를 써주고 있었다. 글씨는 구불구불 감돌며 기세가 힘찼으며 글자와 글자 사이에 소밀(疏密)의 구분도 뚜렷했다. 함양 이곳저곳(점포. 군청. 식품업체)에 이일우씨 글씨가 많이 등장한다. 돌북교 상림다연 옆 허준본가 점포 입구에. 군청 다이어리에. 천령식품 여주 홍보책자에 송전마을 산삼밭에…. 허준본가 여주인의 말. “우리 점방이 무궁무진 발전하라고 이일우 선생이 무료로 써줬습니다. 글씨 속에 기가 엄청 들어있어 저 글씨 붙인 후 매출이 부쩍 늘었습니다” 글씨 속에 기가 들어있다. 이를 가리켜 벽사서라고 하는데 글씨 속에 공덕이 들어있어 태역의 무한한 힘을 상서(祥瑞) 받을 수 있다. 이일우 서예가는 화선지에 글씨를 쓰기 전 반드시 명상하여. 몸에 숨어 있는 음유물귀신을 내쫓고 천지간 좋은 기를 불러들인 후 일필휘지한다. # 이일우씨는 마평에서 아내 다윤(茶胤) 선생과 함께 다실(茶室) 우리산방을 운영한다. 우리산방에서 다윤 선생이 만든 차 한잔 마시며 이일우 서예세계를 취재했다. - 옥화차 한잔 마시면 겨드랑이에서 바람이 일어난다더니 다윤 선생 차 맛 참 좋습니다. 그래. 이일우 선생께서 외지 사람이죠? “2003년 백전면에 녹색대학이 설립됐잖습니까? 그때 함양에 들어왔지요. 그전엔 마산에서 금융업체에서 근무했습니다. 2002년 딸애가 녹색대학(녹색교육학과)에 입학한다길래. 그 학교에 어떤 학교인가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학교가 여느 대학 커리큘럼과는 달라. 나도 모르게 녹색대학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해서 저는 이 학교 행정실에 자원 근무하게 되어 함양과 인연을 맺게 되었네요” - 지난 3월 서울 인사동에서 함양 산삼데이 행사 때 따님을 보았습니다. 사물놀이패로 활동하더군요. 그때 따님이 이런 말을 했어요. 기회가 되면 함양을 테마로 한 사물놀이공연을 시도해보겠다! 아비는 함양서 무료 글씨를 써주고 딸은 국악으로 함양을 빛내주고. 함양 군민상 수상자로 강력추천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과찬의 말씀입니다. 그냥 이웃을 위해 보잘것없는 제 솜씨를 그냥…” 알고보면 함양. 차의 본향 - 산삼축제 구경온 내 친구들이 그럽디다. 이일우 선생께서는 축제 때마다 축제장에서 산삼막걸리 시음장에서 서예이벤트를 펼쳤는데 그게 그렇게 인상적이라고들 합디다. 이 선생 같은 분들이 많아야 함양에 이른바 스토리텔링이 업그레이드됩니다. 화제를 바꿔 우리 산방 이야기 좀 합시다. 우리 산방(055-962-3193)에 진귀한 다기가 많다면서요. “신정희 서광수 길성 어른의 다기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신정희. 세계적인 도예가다. 그는 1968년에 자연 유약으로 진주 지방의 제기였던 황도사발(黃陶沙鉢) 재현에 성공하였다. 황도사발은 임진왜란 이후 400여년 간 맥이 끊어졌었으나. 신정희는 황도사발의 재현을 성공하여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되었다. - 우리산방에서 다도교실을 열죠. “포항 부산 등지에서 차 공부하러 옵니다. 아내가 지도하지요” 아내 다윤 선생은 오랜 간 부산 동래에서 다도교육을 펼치다 함양산수가 너무 좋아 몇 해 전 함양서 다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 다윤 선생에게 묻습니다. 대저 차하면 경남 하동. 전남 보성 아닙니까? 지리산 자락 함양에서도 차 부흥이 가능할까요? “알고 보면 고운 최치원 선생께서 차 매니아였습니다. 최치원 선생을 주제로 하여 다례의식을 펼치면 화제를 모을 겁니다. 그리고 산삼 차 이거 제대로 개발하면? 일거에 함양에 차의 본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산삼축제 때 꼭 최치원 선생 다례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쳤으면 합니다”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 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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