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 하순이지만 주말이면 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 어떤 산악사고 때문에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초저녁에 지리산 참샘 부근에서 조난신고를 접수하고 정확한 위치와 부상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신고자와 통화를 시도하였다. “여기 지리산 참샘에서 100m 아래쪽인데요. 랜턴하고 빵 좀 가져다 주세요. 어두워서 하산할 수가 없어요. 춥고 배가 고파서 힘도 없어요!” 다친 곳은 없는지 질문에 다행히 부상은 없다고 하였다. 산악구조대원들이 랜턴과 빵. 방한복 등을 준비하여 산을 올라 신고자를 만나 하산하였다. 신고자는 고맙고 미안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젊은 혈기를 믿고 별다른 준비도 없이 무작정 지리산을 올랐던 것이다. 지리산에서는 최근 5년간(2007∼2011) 526명의 산악사고 요구조자가 발생하여 연평균 100명 이상이 소방서 산악구조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산림청의 도움으로 구조되었다. 산악사고는 자연적 요인보다는 방심. 부주의. 판단 미숙. 준비와 정보 부족. 경험과 기술 부족 등 인위적 요인으로 인하여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늦가을과 겨울철 산행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날씨 변화가 심하고. 일몰 시간이 빠르며 해가 지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므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보온 장갑과 방한모 등을 챙기고. 강풍이나 눈. 서리 등이 내릴 것에 대비해 방수·방풍 옷을 준비하며 옷이 젖었을 때 갈아입을 수 있는 여벌도 준비해야 한다. 산행 전에 코스. 난이도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의 체력을 고려한 산행 계획을 세워야 하며 될 수 있으면 단독 산행을 피해야 한다. 산행 전후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몸을 풀고. 길을 잃기 쉬우므로 지도를 지참하며. 출입금지구역(국립공원특별보호구. 샛길 등)은 출입하지 않아야 한다. 당일 코스의 짧은 산행이라도 반드시 랜턴을 준비해야 안전하며. 낮의 길이가 급격히 짧아지기 때문에 일찍 출발하고 일찍 하산한다. “당신이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이 당신을 허락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어느 등반가의 광고카피처럼 철저한 준비와 체력에 맞는 산행만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허락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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