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고 호랑이도 물리친다`는 곶감. 함양의 곶감은 맛과 당도가 타 지역보다 높다. 그래서 비싸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만 먹을 수 있다. 함양 곶감을 대표하는 곳이라면 함양읍 웅곡리 곰실마을 ‘지리산 곰실 곶감 농원’이다. 지난 21일 찾은 이곳은 감 깎는 기계가 곳곳에 놓여 있고 작업자들이 너무나 바빠 말 걸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요즘 너무 바빠요. 지금 감을 깎지 않으면 상품성이 떨어져 최대한 빨리 깎아 말려야 한다”며 박효기 대표(43)는 바쁘게 손을 놀렸다. 이 곳에서는 30여명의 작업자들이 분업화되어 일을 하고 있었다. 기계 앞에서 감을 깎고. 다듬고. 덕장에 걸고. 관리하고. 모두가 세분화된 작업환경 속에서 맛있는 곶감이 만들어졌다. 박효기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곶감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곶감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박 대표로서는 무조건 시작해 보는 방법 밖에 없었다. 시행착오도 엄청났다. 원료감을 깎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말리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없는 그는 얼어서 못쓰게 된 것. 습기를 많이 먹어 버려지는 것 등 한 해 수만개씩 버려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곶감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남의 집에 일하러 들어가 일을 해주며 노하우를 하나하나 습득하기 시작해 이제 박 대표는 후각으로 감의 상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곶감 박사가 되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곶감 주산지라고 자부하는 상주 등 타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오기까지 한다. 이곳 곶감 만드는 곳은 10월부터 설 앞까지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10월말부터 시작되는 원료감 따는 것을 시작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감깎기와 말리기. 이어서 시작되는 선별과 포장작업. 이곳은 한겨울에 가장 바쁜 피크 기간이다. 박효기 대표는 “우리는 가장 좋은 원료감 만을 사용해 곶감을 만든다. 그러나 올해는 전체적으로 원료감 작황이 좋지 않았다. 씨알이 굵은 것이 별로 없고 중간 크기나 더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곶감 가격이 대체로 낮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함양지역의 곶감은 지난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다. 박효기 대표는 곰실영농조합법인에서 일을 같이 하고 있다. 이 법인은 지난 2008년부터 홈 플러스에 납품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상주와 영동 곶감을 제치고 점유율 48%를 기록하는 등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처음 납품할 당시만 해도 많은 천대를 받았다고 한다. 한쪽 귀퉁이나 할인판매장 쪽으로 부스를 내어 주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함양 곶감의 우수성에 반해 서로 부스를 내어 주고 있다. 박효기 대표는 “홈플러스 협력업체로 등록돼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2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대형 매장에서는 함양 곰실 곶감이 꽉 잡고 있는 것이다”라고 자랑했다. 박효기 대표의 농원에서는 70동(1동이 원료감 1만개)를 만든다. 물론 곶감을 비롯해 곶감 말랭이 등이다. 법인에서는 200동을 생산하고 있다. 곶감은 해발 300∼400m에서 가장 맛있게 만들어진다. 또한 강 등이 인접하지 않은 골짜기의 바람이 불어오면 더욱 좋은 곶감을 만들 수 있다. 이 모든 조건이 다 갖춰진 곳이 박 대표의 농원이다. 함양 곶감은 특히 높은 일교차로 인한 곶감의 당도와 품질이 월등하다. 밤낮의 많은 일교차로 인해 수축과 팽창이 많이 이뤄지면서 품질이 우수한 곶감이 탄생하는 것이다. 박효기 대표는 “함양 곶감은 당도 면에서 전국 최고이다. 품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 세가지가 삼박자가 맞아야 소비자들이 믿고 함양 곶감을 사서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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