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산업화되기 전에는 소와 돼지 등 가축의 분뇨는 귀한 대접받았다. 화학비료가 없던 시절 오로지 사람이나 가축의 분뇨만을 비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 같은 대접은 당연했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화학비료가 일상화되면서 가축분뇨는 역한 냄새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폐기물로서 처리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올해로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면서 우려했던 분뇨대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농가에서는 분뇨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선진 축산국가의 경우는 다르다. 물론 현지 실정 등에서 조금은 우리나라와 축산 여건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축산분뇨는 `자원 즉 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완벽한 경축농법을 통한 퇴비로. 또는 신재생 에너지로 가축분뇨의 위상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선진 축산분뇨 처리형태를 보고 폐기물로서의 축산분뇨가 아닌 자원으로서의 축산분뇨의 활용에 대해 제시하려 한다. <편집자 주> 1. 축산분뇨 폐기물인가 자원인가 2. 축산분뇨 우리나라의 실태는 3. 네덜란드 첨단 축산업의 실태 4. 독일 생태순환농법을 배우다 5. 독일 축산분뇨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 6. 스위스 축산분뇨에서 시작되는 마을공동체   4. 독일 생태순환농법을 배우다   현재의 애물단지로 여겨지는 축산분뇨. 옛 우리 선조들은 이 같은 축산분뇨를 애지중지 다뤘다. 가장 훌륭한 퇴비로서 작물의 생육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축산분뇨의 자리에는 화학비료가 자리 잡았다. 높은 소출과 편리한 활용이 농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축산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는 것이 ‘유기농업’이다. 축산분뇨를 퇴비화해 농사를 짓는 것이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축분을 농사에 이용하고 있지만 화학비료와 함께 사용하고 있어 완전한 유기농은 이뤄지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 대부분의 농가들이 유기농업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본 대학 유기농업연구소는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유기농을 연구하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독일 본 대학 유기농업연구소 본(Bonn)에 위치한 본 대학(Bonn University) 부설 유기농연구소를 방문했다. 이 연구소는 본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25k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위센굿(Wiesengut)’이라는 직영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15만평의 경작지와 7만5.000평의 목초지. 축사. 연구시설 등으로 구성된 이곳 연구소는 화학적 방법을 배제하고 지속 가능한 자원의 확보를 위해 유기농에 접합한 품종을 길러내고 축산과 작물재배가 혼합된 유기농업을 연구하고 있다. 유기농연구소에서는 주로 밀과 호밀. 감자 등 20여종의 작물을 시험재배한 후 80% 정도의 사료를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 수확물 등은 판매를 한다. 또한 윤작(돌려짓기)을 기본으로 한다. 이곳의 연구도 윤작과 관련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소 3년에서 5년에 한번은 윤작을 통해 토양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에 알맞은 윤작체계를 확립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실천을 돕고 있다. 윤작을 하게 되면 토양의 질소 함량이 많아지고 토양에 잔류한 영양분이 이어지면서 작물에 공급된다. 병해충과 잡초 발생도 억제 할 수 있어 가장 경제적인 친환경농업이다.     인공적 사육이 아닌 자연 그대로 이곳 연구소의 7만5.000여평 목초지는 인공적인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특히 이곳에서 사육하는 소의 경우 방목을 원칙으로 한다. 축사에 묶여진 소는 유기농으로 인정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의 동물복지에 대한 원칙과 자연과 동물.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순환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유기농 연구농장은 목초지에서 소들이 풀을 먹고 축사에서 분뇨를 배출하면 그 분뇨를 활용해 다시 경작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순환 과정을 거친다. 독일 혼합농업을 하고 있는 농가들이 이곳 연구소와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이곳 연구소 내 2개의 우사에는 수십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으며 우유 생산은 이뤄지지 않고 주로 연구 목적으로 사육되어 진다. 유기농연구소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한의선 연구원은 “이상적인 유기농 순환 방법은 작물과 축산을 혼합하는 농업. 환경을 생각하는 농업. 사람을 생각하는 농업”이라며 “유기농은 주어진 것을 최대한 순환시키는 것인데. 사람들이 가축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그 가축들은 분뇨를 배출해 영양분을 땅으로 돌려주고. 땅은 점점 더 건강해지는 것이 유기농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독일 유기농의 역사 독일의 경우 어떤 나라보다도 유기농에 대해 발전했다. 그만큼 유기농의 역사도 오래된 것이다. 독일의 유기농은 1920년께 루돌프 슈타이너가 `생명역동농업`이라는 이론. 즉 인지학을 토대로 한 생명역동 유기농업을 만들어 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1.2차 대전을 거치면서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일었다. 이후 1972년에 생산자 단체인 비올란트가 결성됐다. 비올란트는 현재도 가장 권위있는 인증마크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1975년에 유기농 학회가 결성돼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잡지를 발간. 유기농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또 외골이라는 단체가 생겨서 모든 유기농 생산소비자 단체를 포괄하는 단체가 생겨났다. 2000년대 들어와서 EU가 생겨나고 EU인증마크가 생겼다. 우리나라 유기농 운동 세계가 유기농으로의 전환을 오랜 시간 준비해왔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한참이나 늦게 유기농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나라는 소나 가축의 분뇨와 함께 인분을 활용한 유기농업이 전통적인 방식이었으나 일제 강점기 화학비료가 들어오면서 노동력이 줄어들고 수확량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대부분이 화학농법을 사용하게 됐다. 1976년 우리나라 최초의 유기농 단체. 생산자 단체인 `전농회`가 결성되면서 유기농이 시작됐다. 이후 `한살림`이란 소비자 단체가 만들어지면서 생산과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게 됐다. 1990년대에는 정부가 유기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나서 유기농법을 적극 추천했으며 `친환경 농업강령`을 발표하고 `친환경특별법`을 제정했다. 이 같은 우리나라 유기농의 발전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팔당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가 있다. 1970년대부터 유기농사가 시작된 이곳은 90만㎡의 국내 최대 유기농 단지는 최근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이곳 농지가 강제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지난해 이곳 팔당에서 세계 유기농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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