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이라는 말은 모양새나 됨됨이 또는 값을 표현하는 순수 우리말이지만 일상적으로 사용 될 때는 낮잡아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꼴과 관련된 상황들이 부정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꼴보다 더 낮은 단계의 표현은 우리고장 방언으로 꼬라지라고 한다. 흔히 우리는 어떤 행위가 격에 맞지 않거나 비위에 거슬리면 “꼴값하네”라고 하고 일이 잘못된 상태나 난처하거나 초라한 모습일 때 “꼬라지 좋다”라고 반어법으로 표현하는 반면 스타일은 꼴과 같이 모양을 표현하는 말이지만 긍정적인 모양새를 표현할 때 주로 쓰인다. 우리나라가 후진국 수준에 있을 때 선진문화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서 외제를 선호하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외래종 언어가 슬그머니 파고 들어와 그럴싸하게 자리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꼴은 얼굴 생김새를 표현하는 관상학적 용어로도 쓰이지만 세상 전반에 일어나는 상태를 표현할 때도 꼴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세상 돌아가는 꼴. 나라 꼴. 집안 꼴 등 세계 속 대한민국의 꼴은 어떤 꼴일까. 부정적인 측면으로 보면 세계 유일한 분단국으로 가끔씩 국지적인 분쟁이 일어나고 분쟁의 소지가 잠재되어 있어 그 위험성이 내재된 나라이고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하나 청렴도가 낮아 부정부패가 상존하여 이 부분이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나라.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가 싸움을 자주해서 외신기자들에게 뉴스거리를 줄기차게 제공하는 토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나라. 질서의식이 부족해서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고 특히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이 1위인 이래저래 아이 키우기 힘든 나라. 정도일 것이고 긍정적인 면을 보면 후진국에서 가장 빨리 경제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로 전자. 조선. 자동차 수출이 많은 나라. 하계올림픽을 개최했고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고 반쪽이지만 월드컵을 치르면서 거리 응원 문화로 열정을 보여준 나라. 경제 위기 때 금 모으기로 위기를 극복한 국민 모두가 애국자인 나라. K(케이)팝으로 멋진 한류문화를 전 세계에 파급시키고 그 중에서도 강남스타일의 말춤으로 세계를 싸이 열풍으로 휩쓸고 있는 나라 등 일 것이다. 싸이의 얼굴이나 몸꼴을 보면 일반인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지만 만약 싸이가 장동건 같은 조각 미남이거나 비 같이 씩스팩의 멋진 몸매였다면 오늘의 싸이 성공 신화가 가능했을까. 강남스타일은 싸이 모습에 맞춰 춤과 음악을 만든 맞춤형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어떤 꼴이 우성이고 어떤 꼴이 열성인지 단정지을 수 없을 것 같다.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싸이 열풍도 흐르는 시간과 함께 차츰 식어 가겠지만 외모 만능 시대에 코믹한 개성으로도 세계무대에서 성공 할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서 잘 생겨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변화시킨 것이 더 큰 긍정적인 선물인 것 같다. 요즈음은 몸이나 얼굴을 성형해서 좋은 꼴 만들기가 대세인 세상이지만 고루한 생각일지 몰라도 차제에 이런 현상도 좀 줄어들었으면 한다. 일상생활에 불편하거나 혐오감을 줄 정도의 모습이 아니라면 본래 생긴 꼴로 자연스럽게 자기 장점을 살려 사는 것이 가장 훌륭하고 충실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인위적으로 꼴을 고치는 것 보다 밝은 마음과 미소로 선행을 쌓아 얼굴 표정을 환하게 만들고 몸 꼴 역시 운동으로 노력하여 아름답게 만든다면 정신과 육체 건강을 함께 얻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흔히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이 묻어 나온다고 하니 좋은 꼴 만들도록 항상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는 말이 있는데 남이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잠재된 우리의 못된 마음 꼴이므로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함양의 꼴은 어떤 꼴일까 요즈음 그렇게 좋은 꼴 보여 주지는 못한 것 같다. 산 좋고 물 공기 맑은 아름다운 고장답게 우리 사는 모습들도 좋은 환경에 걸맞는 꼴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스타일은 그럴싸하게 느껴지고 꼴은 좀 낮게 보이지만 한 개당 값이 얼마 꼴이라거나 닮은꼴로 표현 할 때는 그냥 괜찮은 말이듯이 우리 스스로가 좋은 꼴 많이 만들면 꼴의 언어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 생각된다. 꼴 이야기를 쓰다 보니 내 꼴도 짚어 보게 된다. 글을 쓰는 일이 내 격에 적합한 꼴인지 항상 의심스럽기도 하고 꼴 값 좀하고 살라고 하는 아내의 지청구를 요즈음도 듣고 사는 터라 꼴 값 못하고 사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얼마 전 지리산을 비롯한 우리 고장 1.000고지 이상 산을 일주일 동안 네 곳을 등반하면서 눈여겨 본 것은 가을꽃인 구절초. 쑥부쟁이. 용담 등이 극지 환경에서도 땅에 붙은 듯이 조그맣게 꽃을 피워내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 작은 생명체들도 위치나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기 위치에서 각자의 꼴값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올 한해도 벌써 갈무리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제 밤도 좀 길어졌으니 각자의 위치에서 올해 꼴값은 제대로 했는지 지금 잘 하고 있는지 한번쯤 되짚어 보자. 꼴값 다하는 세상이 행복하고 멋진 세상일 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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