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마라톤대회 42.195km를 완주하다 35km이후부터는 숨이 턱까지 차 오르고 어깨와 다리근육이 마비되어 뒤로 뛰는 것 같으며 연습도중 다친 무릎이 내디딜 때마다 받는 충격으로 주저앉고 싶은 생각이 몇 번이나 오고갔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40km를 지나 아른아른 보이는 결승점이 시야에 들어왔지만 완주를 눈앞에 둔 기쁨보다는 마지막까지 걷지 않고 뛰어서 결승점을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과 걱정스럽게 기다리고 있는 동료회원에게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 자신에게도 약한 모습보다 당당해야지 결코 자랑은 아니었지만 대회참가를 알렸던 가족과 지인들의 응원이 환상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기운이 가슴으로 올라와 코끝이 찡해진다. 갑자기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나! 둘! 하나! 둘! 큰소리로 기합을 넣으며 떨어지지 않는 두 다리에 힘을 불어넣었다. 엄청난 고통 뒤에 오는 완주의 기쁨이 넘쳤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마라톤이지만 아무나 이룰 수 없는 꿈에 그리던 42.195km를 완성한 것이다. 춘천마라톤대회는 내가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동료들이 500m지점 앞까지 마중 나와 결승점 통과를 도와 주었고 기쁨도 함께 나누었다. 감사한다. 지난해 12월4일 코스가 가장 힘들기로 알려진 통영마라톤대회 풀코스 첫 완주했을 때 혹독하게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금년 2월26일 섬진강마라톤대회 3월18일 서울동아 국제 마라톤대회에 이어 4번째의 완주의 꿈을 이뤘다. 돌이켜보면 불어나는 체중 변화된 생활환경을 극복해야 했었고 새로운 열망에 도전하기 위한 나 자신과의 싸움에 직면하고 있을 때였다.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운동은 마라톤만한 게 없다고 열성 마라토너인 박진복(함양군청근무)님의 권유로 2008년 9월부터 시작한 달리기가 이제 아침운동으로 10km. 12km를 달리는 것이 생활화되었고 하프코스 등 전국의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흔히들 마라톤은 기나긴 인생 여정과 같이 잘 비교하기도 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견디기 힘든 어려움과 고통의 순간을 맞이할 때가 많으며 대다수가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거나 쓰러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마라톤은 이러한 인생의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는데 많은 경험과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달리면서 찾아오는 무수한 포기의 유혹과 고통을 극복한 후 얻게되는 희열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도 중요한 가르침을 주는 인생수련의 훌륭한 교과서라 생각한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다. 평소 성실하게 꾸준히 준비해야 할 뿐 아니라 절제된 생활습관으로 자기통제의 의지가 없으면 완주는 불가능 할 것이며 고통과 좌절을 만나게 된다. 인생도. 사업도. 직장과 사회생활도 같은 맥락일 것이며 인간의 적응능력은 무궁무진하며 도전정신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확신 또한 마라톤이 주는 교훈이다. 마라톤을 하기에는 나의 생활환경과 주변여건이 녹녹치 않다. 그러나 나의 60세까지 풀코스 10회 완주라는 또 다른 목표를 갖고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내가 소속된 함양 마라톤클럽도 이제 전국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2004년 11월에 순수 동호인 모임으로 창립하여 직장인. 주부. 사업가 등 회원 45명(까페회원 전국 350여명)으로 가장 최근 일주일만에 춘천. 서울중앙 마라톤에 연이어 출전한 회원을 비롯해 20명이 풀코스에 참가했으며 이중 일부회원들은 이제 국내 메이저대회를 찍고 세계메이저 대회인 뉴욕. 베를린. 런던. 보스턴대회 참가를 갈망하고 있다. 성원을 보낸다. 대회 참가를 위해 엄청난 훈련을 소화했던 과정 속에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며 힘든 고비마다 끈끈한 정을 나눴던 회원들과의 기억은 지울 수가 없다. 높고 청량한 가을 하늘아래 춘천마라톤대회의 출발을 알리는 포성과 함께 2만5천여명의 마라토너가 공지천을 지나 의암호를 돌아오는 42.195km는 추억을 넘어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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