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교사가 연극의 매력에 빠져 문화의 불모지인 함양에 공연 관람문화를 만들었다. 물론 그만의 노력은 아니지만 함양의 어린이 연극에 전국이 주목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극단 문화모임 ‘광대’와 함양연극협회 노정우 지부장(43.교사)이 함께한다. 1990년대 함양지역에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었다. 극장이나 공연장 등을 찾아볼 수 없었던 함양에 새로운 문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93년도 연극을 좋아하는 교사들이 주축이 된 동아리 모임. 1993년 평소 연극에 관심이 많았던 교사들이 모여 ‘토끼와 포수’를 공연한 이후 함양지역의 연극 활성화를 위해 95년 ‘광대’가 만들어졌다. 처음 시작은 어린이 연극이 아니라 성인극이었다. 이후 마당놀이 아동.청소년극으로 변화했으며 최근에는 가족극 위주의 공연을 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공연은 어린이 학생.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인공 노정우 교사도 이곳에서 연극을 시작했으며 배우로서 연출자로서 많은 활동을 펼쳤다. 노정우 교사는 “처음 시작할 때는 제대로 된 장비가 없었다. 퇴근 후 대본을 만들고. 처음에는 깡통 속에 백열전구를 넣어 조명으로 사용하고 무대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그때는 회원 모두가 열정이 넘쳐 즐겁게 공연을 준비했었다”고 말했다. ‘광대’ 회원 대부분은 교사다.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칠 수 있는 교사들이 연극을 시작해 학생들에게 전해졌다. 몇 곳의 학교에서 연극을 준비하자 자연스럽게 연극제가 준비됐다. 지난 1996년 ‘광대’의 주관으로 ‘제1회 함양청소년 연극제’가 시작됐으며 이후 이름을 바꿔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경남 어린이 연극 페스티벌’이 열렸다. 올해는 10여개 팀이 일주일간 다양한 연극을 보여줌으로써 공연 불모지 함양을 연극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현재의 노정우 교사는 극단 ‘광대’에서의 활동과 더불어 함양연극협회의 일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정우 교사 역시 연극 배우로서 어려움이 많았다. 1993년 함양지역 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은 노정우 교사는 큰 덩치와 조금은 굳은 얼굴로 인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이후 연극을 접하면서 표정연기와 목소리 연기를 가다듬고 공연을 한 이후부터 학생들의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기 위해서 노정우 교사도 배워야 했다. 연극 경험이 있는 조현우 교사를 초빙해 그의 노하우를 배우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연극을 만들었다. 당시 학교에는 ‘왕따’가 있었다. 연극을 하는 동안 학생들에게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왕따가 없어지고 말더듬던 학생도 많이 고쳐지는 등 연극을 통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노정우 교사는 “학교에서 하는 연극을 통해 연기자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함양은 시골이다. 여기에서 오는 자신감 등의 결여가 은연중에 보인다. 연극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감. 어린이다움. 표현력 등을 기르는 것이다. 연극은 절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럿이 어울려 하모니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로서 연극협회 지부장으로서. 극단의 단원으로서 힘들만도 하지만 노정우 교사는 “운동이나 술 마시는 것 등의 시간을 쪼개 취미생활로서 연극을 하는 것”이라며 “연극에 올인한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노정우 교사와 그가 20년간 몸담은 문화모임 ‘광대’에서 꿈꾸는 것은 학생들의 바른 교육이다. 노정우 교사는 “아이들이 하는 연극으로 너무 상업적으로 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아이들 교육이 최우선이다. 아이들이 하는 연극의 수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함양을 `어린이 연극 테마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항상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연극을 볼 수 있으며 다양하고 재미있는 연극 공연의 장을 마련해 많은 아이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 전국 어린이뿐만 아니라 세계 어린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어린이 연극 도시를 만드는 꿈이다. 노정우 교사는 “연극은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 자그마한 도시에서 연극을 통해 학생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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