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만인보 5탄 함양 아침! 깨끗하게 해주는 광명운대 주변법계 (光明雲臺周邊法界) # 어느 해 봄. 함양 안의 황대선원. 성수 큰스님과 처사 한 사람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처사. 우전 드시게. 그래 세상사는 기 좀 심(힘)들제. 이 세상에는 많고 많은 직업이 있지만서두. 처사하는 일처럼 지고지순한 것은 없을 걸쎄. 이승에서 남을 위해 청소한다는 것. 공덕 쌓는 일. 불교의식 가운데 오분향(五焚香)이란 게 있네. 아침저녁 두 손 모아 서원하는 의식이제. 오분향 발원문 가운데 광명운대 주변법계(光明雲臺周邊法界)라! 풀이하면 온 누리에 서기 어린 좋은 향기 퍼트린다… 아침마다 함양 거리 청소할 때마다. 이 여덟자를 외워보소. 성불할끼라” #함양읍내 한주아파트 사는 한 독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함양만인보>에 누굴 소개하고자 합니다. 박종만씨. 함양읍 소속 환경미화원입니더. 아침마다 출근길에 이 분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정말 열심히 동네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있더군요. 혹시 귀감이 될까싶어 추천하니 취재 좀 해주십시오” 박종만씨는 57년생이다. 21년째 함양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이의 근무지역은 한주아파트. 읍내 파출소 부근이다. 독자는 계속 말한다. “청소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대충 청소를 할 법도 한데. 마치 자기 집 안방 청소하듯이 그렇게 성심성의껏 청소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군요”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아침 7시30분. 박종만씨는 읍내 파출소 쪽에서 빗자루 청소를 하고 있다. 어제 만취한 어느 놈이 토해낸 오물. 담배꽁초. 각종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 이 양반에게 아침인사 한번 전할 법 한데 그냥 지나간다. 묵묵히 자기 주어진 일(청소)에 몰두하는 박종만씨를 만나 환경미화원의 하루를 취재했다. 박종만씨는 마천면 창원마을 사람이다. 부 박판규 모 김복순 사이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다. 금호장 목욕탕. 함양제재소. 금강도기에서 일하다 21년전 함양군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게 된다. 가난을 극복하려면 성실근면해야함을 터득했다. 깨끗한 함양거리 바로 그것이 관광자원 -출퇴근은? “아침 7시 출근 오후 4시 30분께 퇴근합니다” -현재 함양군의 경우 몇 명의 환경미화원이 있나요. “총 29명입니더. 차량으로는 청소차량 8대.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량 1대. 폐비닐 수거 1대. 재활용 수거차량 1대이고요” -박 선생님 같은 경우는 포병(차량조)이 아니고 보병(步兵)이군요. “허허 그렇습니다. 저는 보시다시피 이렇게 빗자루를 들고 동네 곳곳을 치우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명절때 마을 사람들이 말이죠. 굳은 일 하고있는 환경미화원에게 털장갑이라도 하나 선물합니까? “하이고 그런 것 즐대 없심더. 저희들은 공직자인데. 바래서도 안 되고 줘서도 안 됩니다” -웬걸요. 그런 게 모두 사람 사는 정(情)인데. 이 지면을 통해 함양군민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함양은 지리산 관광 중심지 아입니꺼. 해서 하는 말인데 함양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저보고 이런 말을 해요. 함양읍내 도로변 쓰레기 집하장이 보기 안 좋다. 규정된 쓰레기봉투가 아닌 곳에 쓰레기를 담아 쓰레기 집하장에 투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 좀 지양해줬으면 해요” -대도시 같은 경우. 새벽에 청소하다 질주하는 차량에 치여 (환경미화원이) 죽는 경우도 있던데? “다행히 이곳은 시골이라. 허허 서행합니다요. 그래도 늘 주의하며 청소하지요” -환경미화원들의 노고를 위해 격려해주는 분? 누구세요? “(잠시 생각) 이런 말 해도 되는 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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