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숲 상림.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자   집을 나서면 멀지 않은 곳 누구나 뛰어 놀 수 있는 그런 곳. 가족과 산책하고 넉넉한 숲이 있는 공원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같은 호사를 함양읍 주민들은 마음껏 누리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센트럴파크와 비견될 정도로 아름드리나무들이 울창한 `상림`은 함양 사람들의 쉼터임과 동시에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림도 천년을 이어오는 동안 사람의 간섭으로 인한 각종 개발 등에 의해 수많은 상처를 입었다. 홍수로 인해 두 쪽이 나고 각종 시설물들이 들어서면서 예전에 비해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으며 거미줄처럼 연결된 산책로는 관광객들의 편의만을 생각할 뿐 식물의 원활한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하루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하면서 어쩔 수 없는 환경파괴를 불러오고 있다. 현재의 상림은 자연과 사람 사이에서 보존이냐 이용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단순 현재의 모습만을 지켜 나가는 것이 보존일까. 아니면 보다 아름답게 꾸미며 개발을 하는 것이 보존일까. 다양한 전문가와 타 지역 사례를 통해 미래 상림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천년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심 숲 상림 ② 개발이냐 보존이냐. 갈림길에 선 상림 ③ 하동 송림. 대구 화원유원지의 보존방법 ④ 조화만이 새로운 천년을 기약한다     ② 개발이냐 보존이냐. 갈림길에 선 상림 한해 방문객 300만명...어쩔 수 없는 훼손 일원화된 관리.산재한 문화재 정비 필요   가을의 상림은 1년 중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계절이다. 10월말부터 시작되는 ‘가을을 담은 천년숲 상림’은 바닥에 깔린 나뭇잎과 오색의 단풍잎들이 장관을 빚어낸다. 매일 수만명의 관광객이 버스와 차량을 이용해 이곳을 방문한다. 이들이 상림에 머무는 시간은 1∼3시간으로 잠깐의 휴식을 위해 이곳을 찾는 것이다. 천년을 이어온 함양 상림은 우리나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공 숲으로 전문가들이 말하는 숲의 건강성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2003년 함양군에서 본격적으로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상림의 관리 방향이 보존보다는 이용을 위한 형태로 전환됐다. 관광객이 수십만에서 수백만으로 갑작스럽게 증가하고 자연환경 변화로 인한 식생의 파괴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의 천연기념물 상림은 후대에 그대로 물려줘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상림 숲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보존의 방안은 무엇일까. ◇ 300만 관광객이 찾는 상림   함양 상림은 이제 함양군민들의 자랑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한해 300만명이 찾는 곳이다. 지난 2005년 23만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으며 2006년 32만명. 2007년 52만명. 2008년 63만명으로 꾸준하게 증가해왔다. 이후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2009년에는 205만명으로. 2010년에는 254만명. 2011년에는 275만명으로 늘었다. 군에서는 올해 상림의 방문객이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루 평균 1만명이 이곳을 찾는다는 말이다. 특히 단풍철을 맞은 함양 상림은 하루 수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상림 주차장은 가득 메운 관광버스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으며 숲 내 곳곳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산책로는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   ◇ 상림 관리체계 일원화 필요하다.   누가 뭐래도 함양의 랜드마크는 상림이다. 함양하면 떠오르는 것이 지리산과 상림이며 가장 많이 알려졌다. 그 상림을 관리하는 주체는 어디일까. 주무부서는 함양군청 문화재과에서 관리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천연기념물로서 문화재계가 주 담당이며. 시설부분에 있어서는 시설계에서. 건물이나 주차장 등에 대해서는 관광계가 맡고 있다. 전체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주무부서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 부분별로 관리주체가 다르다보니 상림 하나를 놓고 각 부분별로 관리주체가 달라 상림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엇박자가 생기기도 한다. 보호와 관리를 위한 문화재계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계가 서로 상반되는 입장에서 상림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지역 특산물의 홍보를 위해 산삼계를 만든 함양군으로서 랜드마크 상림의 주무 부서를 만들어 체계적인 보호와 이용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이와 함께 증가하는 관광객에 발맞춘 관리인원의 충원도 절실하다. 현재 상림의 정식 관리인원은 관리소장 1명이다. 이외에 문화관광해설사가 있으며 주차요원. 청소요원 등이 상림을 관리한다. 이렇다보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휴일의 경우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위기관리 체계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상림 보존과 이용의 테마는 무엇인가   상림은 표적시장별 차별화된 관광상품의 개발도 없고 안정적인 관광객 수요 창출도 하지 못하면서 관광객의 숫자놀음에 의존하는 식사와 잠깐의 산책을 하는 그저 그런 관광지로 전락해가고 있다. 관광객들을 잡아끌기 위해서는 상림은 아주 좋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상림을 생각하면 대부분이 조용한 숲. 사색을 할 수 있는 숲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술판이 벌어지고 고성방가가 이어지는 등 보기 싫은 장면이 연출되는 경우도 있다. 군에서 상림을 관광 일변도로 홍보를 하다 보니 상림은 이제 어느 유원지처럼 변모하고 있다. 특히 매년 상림 내부에서 진행되는 산삼축제의 경우 그에 따른 훼손 정도는 가장 심각하다. 숲 내부에 각종 세트가 만들어지고 주점이 생기는 등 천연기념물 상림은 가치를 떠나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숲으로 전락하고 있다.   ◇ 곳곳에 흩어진 비석 등 문화재   상림은 천년의 세월만큼이나 수많은 문화재들이 존재한다. 그 문화재들 중에서도 숲 속 중간중간 보이는 다양한 비석들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도 한다. 군은 산재한 비석 등을 한군데 모은 ‘역사인물 공원’을 만들어 관광객들이 보기 싶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림 곳곳에는 일부러 찾아가야만 볼 수 있는 각종 비석들이 존재한다. ‘함양읍 만세기념비’와 ‘대한의사 김한익 기념비’. ‘대한의사 하승현 사적비’. ‘4.19 기념비’. ‘반공애국 유적비’ 등 함양지역 역사의 한 현장을 기록한 기념비 등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역사의 기록을 생생히 기록한 증거로서의 이 같은 기념물도 중요한 자료이지만 한곳으로 모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상림을 한 바퀴 돌아본 관광객이라면 역사인물공원 아래쪽으로 철조망이 쳐져 있는 곳을 지나쳤을 것이다. 이곳은 함양읍 주민들의 취수원인 취수장이 존재한다. 아름다운 숲 속 난데없이 나타나는 철조망은 상림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어 그동안 이전 논의 등이 있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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