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었다. 가는 곳마다 후보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각 정당의 특색에 맞는 색으로 후보자의 번호와 이름이 적힌 의상과 모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피켓을 들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거나 반복해서 90도로 숙여 인사를 한다. 게다가 선거 운동 차량도 눈에 띄게 개조하여 기성 가요에 후보자의 이름을 넣어 개사하여 음악을 크게 틀며 여기저기를 다닌다. 이것이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우리나라의 선거 문화이다. 나는 이런 선거 운동을 보면서 이렇게 홍보하는 것이 과연 그 후보자에 대해 얼마나 알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기본적으로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청렴한 정치, 올바른 정치를 해 나갈 수 있는 자질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겉으로만 보이는 화려한 홍보가 과연 나라를 이끌어 나갈 제대로 된 인재를 선출하는 데 있어 얼마나 도움이 될까? 많은 돈을 들여 홍보물을 제작하고 많은 인건비를 동원하여 소음과 같은 노랫소리에... 자연스레 인상이 찌푸려지게 된다. 이러한 선거 운동 문화는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고 미개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람의 능력과 자질을 먼저 보기보다는 정치를 하려면 돈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어도 가진 재산이 없다면 정치는 그저 허망한 꿈에 지나지 않는다. 부를 가진 자가 권력까지 누리게 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사회가 돼버린 것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당장 필요한 제도들은 어떤 것이 있으며 국민과 나라의 번영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부를 가진 자도, 권력을 갖춘 자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건 바로 밑바닥부터 산전수전 다 겪어 본 사람만이 알고 그런 사람들이야 말고 진정한 정치를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삶이란 그저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 살아가지 못하듯이 실제 일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다. 농부에서 고구려 명재상이 된 을파소 이야기를 아는가? 고국천왕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일부 귀족들을 없애고 직접 나라의 기둥으로 삼기 위해 어질고 슬기로운 인재를 뽑고자 백성들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리하여 성품이 곧고 지혜로운 을파소를 추천받아 오늘날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국상의 지위를 내리고 나랏일을 맡겼다. 국상이 된 을파소는 무너진 나라의 질서를 바로 잡고 백성들의 입장에서, 백성을 위한 제도를 많이 만들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었다. 한낱 농사를 짓는 농부에 그쳤던 을파소가 국상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이 살아온 삶에서 터득한 지혜와 어진 성품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정치인을 선출하는 데 있어 변화해야 한다. 정치를 하기 위해 보여주기식 봉사나 사회단체 활동들로 겉모습만 갖추는 자가 아닌, 또한 화려한 선거 운동을 통해 자신을 알리려고 하기보다는, 부를 가진 자가 권력을 행사하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평소 자신의 일상에 녹아든 올바른 삶으로 살아온 사람이 우리나라의 일을 도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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