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함양예총제 개막식에 초대되어 함양을 방문한 허영자 시인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9월25일 함양읍 포레스트 카페에 모인 함양문학 회원들은 허영자 시인의 시를 낭독하고 시인을 통해 시를 작성하게 된 배경과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허영자 시인은 “작은 바이러스 하나, 인류 신기술로도 이길 수 없는 현 상황아래 시인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에 무능함과 무기력을 느꼈다”며 의사, 간호사처럼 치료하지 못하고 쓸모없음을 한탄했다. 허 시인은 사람에게는 정신과 영혼이라는 것이 있어 영혼이 이겨낼 수 있음을, 인간의 영성을 깨우는 ‘시의 힘’을 새로 느끼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날 회원들에게 발음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었다. 경상도 사람이 발음하기 어려운 ‘으,어’, ‘니, 네’ 발음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허 시인 또한 경상도 출신으로 발음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다. “부산에서 연극을 하며 어투, 말버릇을 고칠 기회가 있었다. 평생 모자라는 부분은 공부하는 삶을 사는 시대”라고 전했다. 허 시인은 라디오 연극을 하던 시대를 살았으며 시는 음율이며 리듬이 있다고 한다. 같은 말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시어가 달라지며 이 모든 것을 생각하며 시를 써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고향은 뿌리와 같고 내년이면 고향 떠난 지 80년인데 타향살이하면서 사람들 속에서 사투리나 어투를 통하여 고향사람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허영자 시인은 자신을 ‘시를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함양에서 다섯 살까지 살았는데 열 살까지 만이라도 고향에 살았다면 유년기 체험이 정서나 깊이와 넓이를 훨씬 풍요롭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저는 글 쓰는 사람이 된 것이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왔고 제가 시를 섰기에 우리 고향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기쁘다”고 말했다. 일상이 귀한 삶이 되어 버린 요즘, 평범함이 귀하다는 것에 모인 이들이 모두 공감했다. 시대변화 속에서 직업의 전환들, 정형외과, 산부인과 선호하지 않고 피부과, 성형외과를 선호하는 시대에 사명의식을 갖고 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풀어놨다. 또한 전쟁에 돈 버는 사람을 많고 부러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가치관을 갖고 삶을 살아야 된다고 눈금 바른 저울 위에 가치기준을 갖고 삶을 살아야 된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날 허영자 시인과의 만남은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이 시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는 자리였다. 모임 이후 허영자시인과 벽송사를 둘러보고 유림면 강변에 있는 시비공원을 방문했다. 함양예총제 강성갑회장이 유림면 면장으로 재직 시 유림면 강변에 조성한 시비공원이다. 이곳에서 ‘자수’ 시를 낭독했다. 특히 이곳을 함양군산림조합(조합장 박성서) 관계자가 벌초를 해놓아 의미가 깊었다. 재앙의 날에 1 코로나 19 허영자입마개를 안한 채숨을 쉬고 말을 하는 일상의 일이실은 더없이소중한 삶이던 걸 깨닫는다.당신을 만나반갑게 손을 잡고함께 차를 마시는소소한 일이실은 더없이행복한 삶이던 걸 깨닫는다.침노하는 붉은 좀벌레군 앞에어이없이호모싸피엔스의 성이 무너진 날재앙의 땅을 향하여 달려가는 영웅들헌신과 봉사의 의인들이 천사인 날저자 거리에선 아직도재앙을 팔아 금송아지를 사는 무리들음모의 도적 떼들 횡행하여도예사로운 일이예사롭지 않은 일이 되는재앙의 날아득한 회색의 날나는 누구인가당신은 누구인가우리 모두는 또 누구인가눈금 바른 저울 위에벌떡이는 심장을 올려놓는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