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니는 곳을 길이라고 하는데 길은 애초에 없었더라도 많은 사람이 다니다 보면 길이 되는 거겠지요.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다니거나 더 자주 다니게 되면 또다시 차가 다닐 수 있게 도로를 내는가 봅니다. 네팔에서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의 길이 참으로 신기할 정도로 잘 되어 있다고 느꼈는데 새삼 생각해봐도 한국은 고속도로, 국도, 그리고 일반 도로들까지 참으로 길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심지어 산길과 농로 에도 포장을 하여 정말 편리한 길이 많은 듯 보입니다. 네팔에는 중앙선이 있는 도로는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버스가 다니는 시골길은 아무리 비탈진 길이라도 비포장길이 많거든요. 그래서 위험한 일이 자주 발생하기도 하며, 산사태가 나거나 하면 그곳에서부터는 그야말로 걸어서 다녀야 하는 일도 참으로 많답니다. 한국의 길 중에 특히 부러운 것은 터널 같아요. 산을 꼬불꼬불 돌아가거나 하지 않고 단박에 관통하여 지나가는 터널은 참으로 신기할 정도였으니까요. 네팔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터널을 구경해보지는 못했는데 지금은 터널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워낙 산악 지대가 많고, 비포장길이 대부분이니 터널이 생겼다면 이주 중요한 고속도로 정도에 생겼을지 궁금하군요. 코로나로 인해 고향에 가지 못한 게 벌써 몇 년째가 되었는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네팔 시골 고향 집에 가려면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차량으로 간다고 해도 약 다섯 시간을 달려가야 고향 집에 도착했는데 불과 70km 떨어져 있는 거리를 다섯 시간이나 걸려야 간다는 것이 한국 도로를 생각하면 네팔의 도로 사정이 얼마나 좋지 못한지 짐작할 수 있을 듯싶네요. 한국 같으면 70km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을 테지요. 네팔의 산악 지대는 대부분 꼬불 길 비포장길에 심지어 지리산 산길보다도 더 험난한 길을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돌고 돌아가려니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요. 모든 네팔인의 소망이 있다면 아마도 한국의 길처럼 네팔에도 그러한 길이 생기길 원할 것 같네요. 한국의 시골길 구석구석, 마을 길 구석구석, 그리고 농사를 위한 길까지 모두 포장도로가 즐비하니 한국의 길은 정말 꿈같은 길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길은 사람에 비하면 핏줄과도 같다고 하던데 길이 좋아야 왕래가 편하고 왕래가 편하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그리되면 발전에 속도가 빠를 텐데 문제는 네팔의 경제 사정이 그렇게 희망적이지 못한 것 같고 국가적으로 큰 수입원이 없는 듯 보이니 네팔인의 소망이 어느 세월에 이뤄질지는 그저 마음으로만 기다려 볼 수밖에 없을 듯싶습니다. 얼마 전 우리 마을 대나무 산책로가 완성되고, 또 남편과 함께 과일나무를 심어둔 우리 논에도 며칠 전 포장을 하였는데 이러한 길만 보아도 한국은 분명 부자 나라이고 살기 좋은 나라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부터 빨리 해방이 되면 좋을 텐데 모든 국민의 걱정이 코로나에 있는 듯싶습니다. 고향 아빠가 연세가 많으셔서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코로나가 길을 막고 있으니 저 또한 너무나 답답하네요. 네팔에 가면 느림이 좋고, 조용함이 좋고, 오솔길 돌계단을 따라 산을 넘고 계곡 줄다리를 걸어서 다니는 게 좋다는 남편도 언제 한번 네팔에 갈 수 있을지 함께 걱정을 해주니 그나마 조금은 위로가 되네요. 코로나가 끝나면 꼭 한번 이번에는 고향에 가면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더 멋지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부모님께도 꼭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 드리고 오고 싶네요. 매일 다가오는 메뉴가 이젠 코로나 같습니다. 가까이 있는 듯 멀리 있고, 어느새 또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코로나19. 이제는 너무 자주 듣다 보니 별로 무섭지 않을 것 같은데 막상 경험하게 되는 순간 엄청 무서울 코로나로 인해 모든 사람이 머리가 무겁고, 왠지 화가 나실 테지요. 부디 건강, 또 건강하셔서 코로나가 끝나게 되면 그때 위안을 함께 나누실 분들과 함께 지금의 힘겨움을 행복으로 나누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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