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도시마다 그 도시를 대표하는 중심가가 있다. 중심가는 그 도시의 역동성을 잘 보여준다. 사람들과 차량 등등의 활발한 움직임이 곧 도시의 역량과 미래를 나타내는 것이다.
함양을 대표하는 중심가는 동문네거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그 동문네거리에 빈 점포가 생기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현상이기를 바래보지만 이 현상이 상징하는 바를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역 내 상권의 이동으로 인한 현상이라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기에 우려가 된다. 최근 새롭게 생긴 각 교량근처의 신축 점포들은 새 주인을 혹은 새 입주자들을 기다린지도 오래다. 함양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지역경제가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소상공인살리기봉사단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함양에서 먹고 사고 쓰고 인터넷 구매 잠시 중단하자는 뜻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어 나름의 지역경제활성화의 대안이 될 수 있어 참으로 의미 있고 고마운 활동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따라서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르는 대책을 행정이 앞장서서 마련해야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함양인구의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해 약 500여분이 세상과 작별하셨는데 반해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100여명 남짓에 불과하다. 지난 십 여 년 이상 저출산의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도 마땅한 대안제시가 없어 보인다. 그저 귀농 귀촌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귀농귀촌 정책 자체가 대안이 될 수도 되어서도 안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0년 5월에 발표한 국내 행정구역 중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위기에 있는 지역을 뜻하는 소멸위험지역이라는 지표가 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5곳(46.1%)이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소멸위험지역은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인 지역을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하는데, 이는 65세 이상 인구가 20~39세 여성의 수보다 2배 이상 많은 곳을 가리킨다. 즉, 가임 여성인구가 고령자의 절반이 안 되는 지역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으로, 이 지수 수치가 낮으면 인구의 유출·유입 등 다른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경우 약 30년 뒤에는 해당 지역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함양군의 소멸위험지수는 2021년 1월 31일 현재 20~39세 여성 수 2589명 65세 이상 인구 1만3285명으로 약 0.195%이다. 소멸고위험군인 인근 합천군의 2021년 1월 31일 현재 20~39세 여성 2400명 65세 이상 1만7439명으로 소멸위험지수 0.138%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수방관만 할 수는 없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뭐라도 해봐야 한다. 많은 해결 요인들 중에 핵심적인 답은 교육환경과 일자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효과적인 무엇을 하려고 고민만 하고 예산을 걱정하며 주저하기보다는 무엇이라도 해보자. 소멸되어서 없어질 마당에 살아남기 위한 그 무엇을 하기 위해 빚을 좀 진들 어떠하며 논란이 좀 있으면 또 어떠할까? 그래서 살아남는다면 회복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그래서 동문네거리가 4차선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생동감 넘치는 함양 경제의 상징으로 부활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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