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필자가 상담한 사례 중의 하나를 통해 ‘노력과는 별개로 운이란 것도 작용할 수 있구나.’를 알아보기로 한다. 위의 사주는 병화일간丙火日干으로 세상을 비추는 낮의 태양이다. 년, 월이 사해충巳亥沖으로 어릴 때부터 체력이 너무나 약해서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할 때도 힘들었다고 한다. 관과 남자를 의미하는 월의 계수癸水까지 병화丙火를 가리는 형국으로 조직이나 직장생활에서 능력발휘를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며, 자칫 아버지나 남편으로 인해 고난, 장애도 따를 수 있다. 고전에서는 병화丙火가 계수癸水를 만나는 것을 흑운차일黑雲遮日, 태양을 구름이 가리는 형국으로 직장생활이 맞지 않으며 조직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병화일간丙火日干은 리더자나 여장부로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 ‘태양은 세상을 비추기를 좋아하므로 방안에 가둘 수 없다’라고 비유한다. 하지만 어릴 때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힘들게 자랐으며, 갑목일간甲木日干인 남편 분이 집밖에 나가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결혼하면서 집안 살림을 하면서 남편 분의 일을 보조하며 살아가는 동안 답답함을 많이 느꼈으며, 너무 진취적이고 모험적인 기질을 가진 남편 분의 연이은 사업의 실패로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된다. 정유대운丁酉大運(35세~44세)은 비겁比劫인 정화丁火가 들어와 병정갈등의 시기로, 현실과 이상에 대해 번뇌하거나 정신적인 혼란이 강할 수 있는 시기이다. 특히 지지地支로 재성財星인 유금酉金을 끌고 오지만 사유금巳酉金으로 다시 사라지는 형국이니 자칫 재물로 인한 병정갈등이 클 수 있는 시기이다. 실제 35세에 결혼하고 남편과 곡성군의 오지로 가서 집을 짓고, 자녀들을 출산하고, 남편 분의 일을 보조하며 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시기에 남편 분이 각종 사업(건축, 농사, 오리 관련 사업, 효소, 캠핑장, 민박 등)에 뛰어들었지만 하는 일마다 실패하여 일생에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최악의 시기였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천 원 한 장이 귀해서 친한 친구들 모임에도 못 나갈 정도였다고 한다. 골이 깊어야 산도 높다고 했던가! 굴피집을 새로 지어서 전기도 없이 자연 속에서 어렵게 살다가 무술대운戊戌大運(45세~54세)에 드디어 천간天干으로는 무계합화戊癸合火로 병화丙火를 가리던 계수癸水가 사라지고, 지지地支로는 오술화국午戌火局으로 재財와 관官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한낮의 시간이 된다. 이는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세상을 제대로 비출 수 있는 환한 낮 시간이 되는 시기로 병화일간丙火日干이 능력발휘를 제대로 할 수 있겠다. 실제 이 시기에 드디어 본인의 노력과는 별개로 엄청난 삶의 전환점이 만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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