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2@(점심을 뭘로 먹지?) 하며 냉장고를 뒤지다 야채박스에서 뽕잎 순을 한 봉다리 찾았다. 열흘도 훨씬 지난 건데 검은 비니루 봉다리 속에 있어 잘 안보이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냉장실에서 보관이 잘되었는지 하나도 물크러지지 않고 여전히 신선해 보인다. 앞마당 뽕나무에서 어린 순 나오는 거 갖은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 먹었던 생각하며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 대통령 취임식 보며 아들은 라면 끓이고 나는 데친 뽕잎 순을 소스에 버무렸다. 데친 뽕잎 순은 고춧가루, 초고추장, 마늘, 액젓, 참기름, 조청, 매실액, 깨를 넣고 무치면 훌륭한 밥도둑이 되는데, 양념 이것저것 넣는 것이 번거로우면 간단하게 아무 소스나 한 가지로만 드레싱해서 먹어도 된다. 미인은 찡그려도 예쁘고 흘겨도 예쁘듯, 뽕잎 어린순은 대충 무쳐도 아삭아삭 맛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라면과 같이 먹는 거라 간단하게 세 가지 소스로 각각 버무려 보았다. 유자샐러드 소스로 한 접시 드레싱하고, 허니 머스타드 그리고 초고추장으로 각각 한 접시씩 버무렸다. 라면을 건져 먹으며 나는 아들에게 세 가지 중 제일 맛난 거 한개만 골라보라고 하니 아들은 대답 대신 초고추장 버무린 걸 혼자 다 먹어 버린다. TV에서 흘러나오는 19대 대통령의 당선 소감과 초고추장의 당선 소감을 겹쳐 들으며 나는 남은 뽕잎 순을 모두 초고추장에 무쳐놓았다. 오늘 농부네 식탁의 대통령은 초고추장 뽕잎 순이다. 장미 대선은 끝났지만 장미는 이제 시작이다. 이제 당분간은 (오늘 점심을 뭘로 먹지?) 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데 왜냐하면 장미꽃 비빔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장미에는 항산화성분인 안토시아닌이 있어 꾸준히 먹으면 몸에도 좋다. 장미에는 단백질이나 지방이 없어 음식으로 배불리 먹을 수는 없지만 안토시아닌이 있어 꾸준히 먹으면 시력도 좋아지고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절화용으로 팔기 위해 진딧물 약을 치는 화훼농장에서 재배한 것이 아니라면, 공해가 많은 도로변에서 핀 것이 아니라면 장미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어도 된다. 뽕잎 순 데쳐 드레싱해서 먹듯 장미도 허니 머스타드 같은 걸로 드레싱해서 먹으면 눈도 즐겁고 입도 행복한 샐러드가 된다. 장미꽃 비빔밥은 건나물 몇 가지 볶아 넣고 고추장 한술 참기름 한 방울 넣어 슥슥 비비고 장미꽃 이파리 알록달록 올려 먹으면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어떤 사람은 장미를 먹는다고 하니 “참말로 별걸 다 먹네~”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꽃은 먹을 수 있다. 주변에 흔한 제비꽃(비올라,펜지 등)은 오래 전부터 식용했고 지금은 다 져버린 벚꽃도 식용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특히 즐겨 먹는다고 한다. 예전에 허브랜드에 가서 한련화로 장식된 꽃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허브 꽃은 대부분 식용이 가능하다. 옛날부터 화전을 만들 때 먹었던 진달래는 물론이고 찔레, 아카시, 수수꽃다리, 해당화, 동백들도 오래 전부터 식용해왔다. 다만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는 꽃도 있으니 지리산농부가 “꽃은 먹어도 된다드라~” 하며 아무 꽃이나 먹어서는 안 된다. 산철쭉은 진달래과지만 독성이 있으므로 먹어서는 안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잘 알아보고 가까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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