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환상적인 것으로 본다면 부귀공명은 물론 내 몸조차 잠시 빌어가진 것이고 실제적으로 본다면 부모형제는 물론 만물이 모두 나와 일체로다. 사람이 능히 이것을 간파하고 이것을 체득할 수 있다면 천하의 짐을 가히 질 수 있으며 또한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니라.<원문原文>以幻迹言(이환적언)이면 無論功名富貴(무론공명부귀)요 卽肢體(즉지체)도 亦屬委形(역속위형)이요 以眞境言(이진경언)이면 無論父母兄弟(무론부모형제)요 卽萬物(즉만물)이 皆吾一體(개오일체)니 人能看得破(인능간득파)하고 認得眞(인득진)이면 纔可任天下之負擔(재가임천하지부담)하고 亦可脫世間之韁鎖(역가탈세간지강쇄)니라. <해의解義>세상을 허상적인 것으로 파악하면 인간이 그토록 갈망하고 집착하는 부귀와 공명은 물론이려니와 내 육신조차도 이 세상에 살아있을 때 잠시 빌려쓰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런가 하면 세계를 실제적인 것으로 파악하면 부모형제는 말할 것도 없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다 나와 한 뿌리요, 한 몸이다. 사람의 능히 이러한 허상적인 모습을 간파하고 또한 실제적인 모습을 체득한다면 그는 천하를 다스리고 구제하는 큰 짐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고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주註>幻迹(환적) : 환상적인 형적(形迹), 거짓된 모습. 無論(무론) : ~은 말할 것도 없고. 委形(위형) : 모양을 빌림. 眞境(진경) : 실제적인 모습, 참된 경지. 看得破(간득파) : 깨달음을 봄, 간파함, 득(得)은 조동사. 認得眞(인득진) : 진실을 알다. 負擔(부담) : 짐, 책임. 韁鎖(강쇄) : 오랏줄과 고량쇠, 곧 구속이나 속박.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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