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등반 최적 코스로 평가받는 백무동 이용객 수가 줄면서 인근 상권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상인들은 입산시간지정제로 인해 감소했다는 견해지만 산행객들은 편의시설 부족으로 인한 외면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리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백무동 코스의 등산객은 입산시간지정제가 시행된 2013년 10만 4938명에서 2015년 13만 4349명으로 늘었으나 2016년 11만 9760명으로 줄었다. 수치상으로는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지역 상권은 된서리를 맞았다. 입산시간지정제란 동절기에는 낮 12시 이후, 하절기는 오후 1시 이후 입산을 제한하는 조치다. 지역 상인들은 입산시간지정제가 시행된 2013년부터 꾸준하게 이용객들이 줄어들기 시작해 최근 그 한계치에 달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봄철 산불방지기간으로 입산통제가 계속되면서 백무동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실제로 백무동 지역 20여 곳의 숙박업소와 식당 중에서 영업을 하는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문을 연 곳 또한 찾는 이들이 없어 개점휴업 상황이다. 펜션을 운영하는 주민은 “하루에 손님 5명만 와도 많이 오는 것이다. 야간산행을 금지하고, 산불방지기간이라고 입산통제를 하면 당연히 지리산에 오르기 위해 묵고 가는 등산객의 수는 줄어드는 것 아닌가.”라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자연보호와 등산객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입산통제를 하는데 그 때문에 지역 상권은 다 죽었다”며 입산시간지정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백무동에서 펜션 등 숙박업을 하는 대부분이 문을 닫은 상황으로 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생계를 위해 펜션 문을 닫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과 백무동을 오가는 고속버스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지리산 백무동은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곧바로 도달할 수 있어 수도권의 많은 탐방객들이 찾아왔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새벽 버스를 타고 지리산 등반을 위한 산행객들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나 고속버스 역시 어렵기는 매 한가지다. 버스기사 a씨는 41인승 버스에 손님을 가득 태운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며 “요새는 손님을 태운 적이 거의 없다. 서울까지 왔다갔다 하루 종일 운행해도 고작 10명 정도다. 이러면 기름 값도 남질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백무동 지역의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된 것에 대해 상인들은 입산시간지정제로 인한 피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반해 백무동을 찾는 등산객들은 편의시설 부족이 등산객을 찾지 않게 만드는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등산객은 “교통은 편하지만 저렴한 편의시설이 아예 없다. 백무동을 가면 잠깐 쉬려해도 5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먹거리도 상당히 비싸다. 타 지역에는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나 찜질방 등이 있는데 백무동 지역에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측도 “산불방지입산통제는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고 지리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며 등산객 수에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입산시간 지정제 역시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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