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학사모 잘 어울린다. 좀 웃으라고 김치~~~” 어수선한 겨울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봄이 성큼 다가온 지난 3월15일 함양군 함양읍 대한노인회 함양군지회 2층 회의실은 꽃다발과 웃음꽃으로 넘쳐났다. 이날은 (사)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 부설 노인대학 제13기 수료식이 열리는 날. 학사모를 쓰고 졸업가운을 입은 65명의 어르신은 저마다 지난 온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휴대폰 카메라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꽃다발은 안 사와도 되는데 회사는 어떻게 하고 여기까지 왔나” 직장에 연차를 내고 창원에서 고향 함양으로 달려온 정병용 씨의 꽃다발을 받는 수동 구라마을 이경애 여사의 눈가에는 물방울이 맺힌다. “어머니가 성실하고 부지런히 노인대학에 다니셨는데 학사모 쓰시고 졸업을 하시니 너무 기쁘네요.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즐겁게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막내아들 정 씨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오전 11시 65명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13기 수료식이 시작됐다. 풍선으로 장식된 수료식장에는 조은환 노인 대학장과 수료생 가족을 비롯해 함양군수, 함양군의회 의장, 경남도의원, 군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축하의 열기를 전하고 있었다. 이날 수료식은 국민의례, 노인강령 낭독, 학사보고, 수료증 수여, 학장 회고사, 지회장 인사, 축사, 단체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함양군 노인대학 재학 기간에 개근을 완수한 학생, 모범을 보인 학생 등 학교를 빛낸 수료생에게 표창이 이어졌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배움에는 길도 나이도 없다’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은 수료식장에서 증명됐다. 유림면 매촌마을에서 함양읍까지 2년간 통학 끝에 수료의 기쁨을 맞이한 윤외순 어르신은 1935년생으로 올해 83세다. 이날 수료하는 65명 중 최고령자이기도하다. 윤 여사는 조은환 노인대학장에게서 표창장을 받으면 눈시울을 붉혔다. 몸소 배움의 길을 실천한 자기 자신에게도 팔십 평생의 가장 멋진 감사의 다짐을 전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학교 나오는 것이 가장 좋았지. 내 인생에 이런 옷도 입고 사각모자도 쓰는 날이 있구나 생각하면 눈물이 나네.” 윤 여사님은 수료증과 표창장을 안방에 걸어 놓고 기억을 간직하며 추억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를 전했다. 행사 마지막으로 2년간의 학창 시절을 함께한 13기 수료생들은 단체 사진을 찍으며 인생 3막의 출발을 알렸다. 13기 함양군 노인대학 수료식은 끝났지만 졸업의 아쉬움은 곳곳에 묻어났다. “내 나이 74에 아들 졸업식에서 써봤던 모자를 직접 써보니 감회도 새롭네요. 대학 생활은 끝났지만, 적십자 봉사도 나가고 복지관도 나가고 또다시 내 삶을 가꿔가야죠. 당당하고 존경받는 노인답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죠.” 함양읍 천숙자 여사는 노인대학 앞마당에서 마지막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다. 이날 수료식을 마친 제13기 노인대학은 2015년 입학하여 2년간 노인회군지회 2층 회의실에서 매달 첫째, 셋째 주 수요일 2시간씩 시사, 교양, 건강관리, 오락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학과 교육으로 진행됐다. 함양군 노인대학은 1984년 설립 이후 2017년 13기 수료생을 포함해 1,14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100세 시대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대한노인회 함양군지회 노인대학은 노인들에게 평생교육의 요람으로써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달하고 여가선용과 취미생활, 건강관리, 일반교양 교육 등으로 노인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사)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 강선상 사무국장은 “65세 이상 경로당 소속 노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3월31일까지 14기 노인대학생을 모집한다”고 귀띔했다. 박민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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