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에 혈액투석환자를 위한 인공신장실이 설치된 의료시설이 단 한곳도 없어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멀리 원정 투석에 나서면서 경제적·시간적 불편을 호소, 건강관리에 이중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정 투석을 떠날 수밖에 없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이 군내 인공신장실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월14일 오전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5명은 임창호 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희귀난치성 질환인 혈액투석환자의 교통 불편 해소 및 의료 혜택 증진을 위해 인공신장실의 설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군내에 인공신장실이 없어 거창과 진주, 남원 등 외지 병·의원을 찾아 주기적인 원정 투석을 위한 제반적 불편은 물론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한 폭넓은 의료서비스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함양에서 혈액 투석을 요하는 환자는 51명으로 이중 20명은 복막투석으로 가정에서 직접 하지만 31명은 병원의 인공신장실을 찾아야 한다. 혈액투석환자들은 1주일에 3번 혈액투석이 필요하다. 이들은 함양에 신장 투석실을 갖춘 병원이 없어 월·수·금 또는 화·목·토 주 3회 이상을 인근 거창이나 진주, 남원까지 오가며 심적·물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신부전증 환자는 장애2급을 받을 정도로 중증 환자이며, 치료가 불가능해 평생 투석실을 사용해야 한다. 원정 투석을 통해 길거리에서 시간과 돈은 물론 환자들의 고통까지 더해지며 환자들이 받는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들은 “신부전증 환자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이틀에 한번 혈액 투석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인공신장실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 치료를 받기 위해 타지로 가는 것이 너무 곤욕이다. 투석을 위해 고향 함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하소연했다.
혈액투석은 소득 기준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한번 투석할 경우 자부담이 1만5000원 가량이다. 여기에다 원정 투석을 위한 교통비까지 더해지면 한 달에 30만 원 이상이 소모된다. 또 보통 혈액투석 시간은 4시간 정도지만 가까운 인공신장실을 찾아가려면 1시간가량이 걸려 왕복 2시간, 빠듯하게 혈액투석을 받는다 해도 6시간 정도가 걸릴 수밖에 없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환자들은 사실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들은 “인공신장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의가 필요하지만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가 30명 정도면 가능할 것이다. 보건소나 지역 병원과 연계해 함양에도 투석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라고 주문했다.
가까운 거창의 경우 병원 2곳에서 인공신장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합천 1곳, 남원은 3곳을 운영한다. 남해군의 경우는 지난해 남해병원에서 신장투석센터를 만들어 공공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창호 군수는 “국가에서 국비 보조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혼자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예산 수반도 논의해야 하고 의회 승인도 얻어야 한다. 절차를 거쳐 타당성을 검토하겠다. 어렵지만 조금만 참아 달라. 힘내시고 희망을 가지고 함께 해보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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