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우리 조상들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기 보다는 택호를 이용해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택호는 이름을 피하고 벼슬 이름이나 시집 장가간 곳의 땅 이름을 붙여서 그 사람의 집을 부르는 이름으로 지명+댁의 형태로 주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는 도시화로 인해 이웃간의 교류가 사라지다 보니 덩달아 함께 사라져 가고 있는 풍습 중에 하나다. 지난 2월 11일 함양군 서하면 우전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대동회를 진행하며 택호가 없는 이들에게 택호를 지어주고 마을 구성원들간의 친목을 도모하고자 택호 선포식을 함께 진행했다. 이희범 우전마을 이장은 “기존에 거주하고 계신 어르신들을 부를 때만 택호를 사용하고 귀농귀촌으로 인해 마을로 새로 들어온 사람이나 65세 이하의 젊은 사람을 부를 때 ○○아빠, ○○엄마 이렇게 부르거나 ○○씨, 이렇게 불러왔는데 그것보다 ○○댁 이라고 택호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정겹지 않나 싶어 택호 선포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택호선포식에서는 기존에 택호가 없어 ~씨, ○○아빠, ○○엄마로 불려오던 15명이 각기 고향이나 친정집의 지명을 사용하여 수동댁, 화림댁, 하동댁, 신기댁 등의 택호를 얻었다. 처음에는 택호가 조금은 어색해 했지만 그래도 택호로 불리는 것이 싫지는 않은지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그 외에도 기존의 택호를 사용하던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의 택호를 한명, 한명 마을사람들에게 소개하며 마을 사람들 간에 우애를 다졌다. 이후 이른 아침부터 준비한 각종 음식과 찰밥으로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며 대동회를 마무리 했다. 이날 산청댁이라는 택호를 받은 문기성씨는 “집사람 고향이 산청이라 산청댁이라고 택호를 받았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정겨운 것 같아 좋다.”고 전했다. 단골댁 서광숙씨는 “처음 우전마을로 왔을 때 택호가 없는 사람들을 부를 때는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택호를 사용하니 친근함을 주고 듣는 이도 좋고 말하는 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택호사용 소감을 전했다.강민구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