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나뭇가지, 빛바랜 검불 속에서 봄의 새 생명이 움트고 있습니다. 계절은 늘 그렇게 변함없이 내 삶의 이정표들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세월은 자연 현상이지만, 사람마다 소유하는 시간의 의미와 가치는 제각기 다릅니다. 오늘이 있으면 어제의 내가 있었듯이,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우리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지향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겨울방학을 마친 교정에는 아이들의 생기로 넘쳐납니다. 텅 비었던 교실이 아이들로 왁자지껄합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고 행복을 배우는 곳으로, 또래아이들과 더불어 배우고 익히며,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즐겁게 체득하면서 꿈을 키우는 요람입니다. 아이들에게 2월은 떠남과 출발의 시간입니다. 얼었던 대지에 새싹이 피어나고 메마른 가지마다 꽃눈이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만물이 약동하고 생기가 충만하고 있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아이들의 마음에도 새로운 꿈과 생기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졸업하는 아이들은 정들었던 둥지를 떠나 새로운 꿈을 펼치기 위해 새 둥지의 학교로 비상(飛翔)을 준비하고 하는 시기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아이들은 ‘새로운 뜻’을 세워 떠납니다. 그래서 새로운 출발은 자신의 ‘의지와 목표’를 향한 이정표이므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합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속담처럼 시작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학창시절은 자신의 마음속의 ‘꿈 씨알’을 키우는 시기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예쁜 꿈의 씨알을 틔우기 위해 마음의 터전을 가꾸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아름다워야, 꿈의 씨알이 튼튼하게 새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은 밝고 맑은 감성과 따뜻한 인성에서 넘쳐나는 인격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마음에다 좋은 감성과 올바른 인성을 배양하게 하는 곳이 학교입니다. 학교는 아이들 격(格)에 맞는 학교여야 합니다. 유아학교는 유아들의 꿈 씨알을 찾아주는 유아학교여야 하고, 초등학교는 아동들의 꿈 새싹을 키워주는 초등학교여야 하며, 중·고등학교는 청소년들의 꿈 비전을 열어주는 학교여야 합니다. 동시에 유아 교사는 유아 교사다워야 하고, 초중등학교 교사는 초중등 학생의 꿈을 키워주는 교사여야 합니다. 또한 어른은 아이들에게 어른다워야 합니다. 인격(人格)은 삶의 방식이자 가치입니다. 아이들을 어른의 격으로 맞추면 아이들은 늘 미흡하고 열등하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은 생기발랄한 아름다움과 가치 있는 세상을 품고 있는, 꿈 씨알 자체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의 동화 같은, 덜 성숙한 꿈 이야기가 큰 나무가 되는 ‘떡잎’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수많은 꿈 스토리가 가득할수록 비로소 아이의 꿈나무는 풍성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을 아이들 세상의 눈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줄 때, 우리 아이들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 꿈의 산실(産室)입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상에 꿈 비전을 설계하며 미래 역량을 기르는 곳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또래아이들과 함께 꿈꾸는 세상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세상으로 학교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학교 교육의 본질은 인간답게 가치 있는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아이의 마음을 깨우치게 하는 과정이기에, 학교 교육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교권과 학생 인권은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세태를 보면, 교육의 본질이 ‘지덕체’보다는 ‘덕지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인성교육이야말로 인재교육의 기본이고 국가와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근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인성에 있어서 ‘정직’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공정하고 공평하며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들, 정직한 지도자가 많을 때 가능함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화창한 봄이 오고 있습니다. 봄처럼 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슴 설레고 생기 돋우며 즐거운 곳, 그래서 아이들은 늘 학교에 가고 싶고, 친구들과 배우고 뛰놀면서 행복한 삶을 꿈꾸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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