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가까이 은행도 면사무소 제대로 못 갔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갈 수 있어 내 손으로 이름 석 자 말고도 다 읽고 다 쓸 수 있으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네.” 지난 2월7일 오전10시30분 안의중하교 다목적실에서 열린 제1회 안의중 성인문해학교 졸업식에서 만난 박무순(80) 할머니는 졸업장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할머니는 거창에서 온 남동생 박상덕(76) 씨의 축사에 지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조용히 고개를 떨구고 눈시울을 훔쳤다. 함양군 안의면 상원리 용추사가 위치한 마을에 사는 박무순 할머니는 3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안의중 성인문해학교에 한글을 배우러 다녔고 오늘은 그 열매를 맺는 졸업식이다. 졸업 후 계획에 대해 박 할머니는 “이제 한글을 배웠으니 로마자 알파벳도 배우고 손자 녀석처럼 스마트폰 쓰는 법도 배우고 배움에는 끝이 없네요”라며 “이렇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안의중학교 성인문학학교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고 몇 번이고 학교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안의중 성인문해학교는 3단계 문해교육 이수자 16명에게 졸업장을 수여했다. 졸업생 대부분은 자녀를 키워놓고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만학도의 꿈을 이룬 어르신들로 3년 동안의 초등 과정을 마치고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게 됐다. 한편 안의중 성인문해학교는 2013년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학력 인정 문자 해득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왔다. 올해는 어르신 16명이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처음으로 초등학력 인정서를 받았다. 또한, 2016년 3월에 입학한 1단계 어머니 학생 17명이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박민국 PD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