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농부가 서울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촌놈이 왠일로 서울에 다 갔냐고?) 맞은편에 20대 아가씨와 70대 할머니가 앉아있었다. (와~ 촌놈은 서울 가면 안 되나? 볼 일이 있어 갔다. 와) 20대 아가씨는 빨간 루즈를 바르고 눈썹 아래도 핑크로 채색하여 안 그래도 건강미 넘치는 얼굴이 더 예뻐 보였는데, 핸드백에서 무슨 기구를 하나 꺼내어 눈썹미용을 하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첨보는 것이었는데 감자칼 비슷하게 생긴 것이 아마도 전문 미용실에서나 씀직한 눈썹 전문 미용기구가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아가씨는 그 요상한 기구로 눈썹 미용을 하고 있었고 옆에 앉은 70대 할머니는 그것이 재밌다는 듯 고개를 살짝 돌려 바라보며 싱긋 웃는데, 나는 할머니의 그 표정이 더 재밌어 보였다. 할머니는 손녀뻘 나이의 아가씨가 요상한 기구로 눈 화장하는 모습이 예뻐 보였던지 탱탱한 볼이라도 한번 꼬집어보고 싶다는 표정으로 씨익 웃는데, 드러내놓고 웃는 것이 아니고 혼자 은밀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이쁜 아가씨야... 나도 한 때는 너처럼 예뻤던 적이 있었지...)아닌게아니라 할머니도 아담한 체구이지만 청춘이었을 때는 화장하고 나서면 남정네들 심쿵케 하기에 결코 빠지지 않으셨을 것이다. 할머니는 붉은 색 루즈를 칠하셨는데 분홍에 가까웠고 살구색 크림로숀(?)을 바른 얼굴이 수수하지만 예뻐 보이셨다. 회색 털모자를 단정하게 쓰시고 넘 티나지 않게 옆에 앉은 아가씨를 슬쩍 슬쩍 보시며 혼자 미소를 짓는 모습이 부러움을 그림으로 그린 것 같았다. 옛날에는 여인네들 화장할 때 남자 안 보는데서 또는 뒤로 돌아 살짝 했던 거 같은데 요즘은 뭇 사람들 시선 따위는 신경 안 쓰고 루즈 덧바르고 손거울 보며 가짜 눈썹에 까만 가루를 바르는 것까지 내 놓고 한다. 하긴 그게 뭐 숨길 일은 아니다.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이렇다는 이야기다.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이렇다는 일이 뭐 한 두 가지겠는가? 이야기 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그 때는 지하철타면 신문을 본다든가 책을 본다든가 했는데 요즘은 모두 스맛폰을 꺼내들고 손가락을 휙휙 거리거나 양 엄지 또는 검지로 탁탁탁탁 자판 찍기 바쁘다. 현생인류가 이대로 계속 진화한다면 엄지손가락은 스맛폰 자판 찍기 좋게 가늘어지고 엄지 검지 지문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눈은 또 작은 화면을 보기 유리하게 돌출될 것이고, 목도 내밀면 닭 모가지처럼 쭉쭉 늘어날 것인데 아마 호모 스맛투스라고 명명되어질 이 새로운 종의 여성은 어쩌면 가짜 속눈썹을 안달아도 되게끔 속눈썹이 다섯 배로 길어진다든지, 이성 앞에서는 입술이 무지개 색으로 변한다든지 기분에 따라 흙빛으로 된다든지 할 것이다. (지리산 촌놈이 서울 하루 다녀오더니 뻥만 늘었다고?) (와~ 지리산농부가 뻥 좀 치면 안되나? 곶감 일도 끝나고 심심한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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