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자기통제력’에 대한 마시멜로우로의 실험 이야기와 이와 유사한 종단 연구결과에서 아이들의 성공에는 ‘자기절제’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중요한 요소였다고 합니다. 얼마만큼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욕망과 충동을 참고 뒤로 미룰 수 있느냐 하는 ‘자기절제’와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는 ‘공감 능력’이 바로 정서지능의 핵심입니다. 정서지능(EI)은 IQ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국내에서 EQ(Emotional Quotient)로 이미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IQ는 지능의 일부분이고 그 밑의 저변에 관장하는 더 큰 힘은 정서지능이라고 합니다. 초기에는 정서지능을 ‘감수성’과 유사한 개념으로 소개되었지만, 감수성과 정서지능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감수성은 슬프고 우울하고, 설레는 것과 같이 감성적인 상태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정서지능은 정서라는 지능을 이용하여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이성적인 능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국 성공적인 결과에 이르도록 하는 조절 능력입니다. 즉, 정서지능은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평가하고 표현하는 능력,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성취하기 위해 그러한 능력을 잘 활용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고 말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능력은 신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으로만 구분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두 가지 측면의 능력과 기능을 키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한 노력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부와 성공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을 바뀌어 놓았거나 획을 그을만한 인물들을 보면 신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 이외에도 ‘정서지능’의 비범함이 있었습니다. 정서지능은 타인의 기분,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사이를 구분하며, 이 정보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지침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대니얼 골맨의 연구에 의하면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기 알아차림’(자신의 감정을 알고 결정에 활용함), ‘자기 관리’(충동통제와 상황변화에 대한 적응), ‘사회적 알아차림’(사회적 그물망 속에 타인의 감정을 파악, 이해, 대처함), ‘관계 관리’(갈등관리와 타인에게 영감과 영향을 주고 성장에 도움을 줌)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합니다. 지능이 교육과 훈련, 노력으로 향상될 수 있듯이 정서지능 또한 교육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습니다.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가트맨, 최성애, 조벽 공저)이라는 책에서는, 정서적으로 고갈된 아이들은 짜증이 많고, 쉽게 화를 내고 우울하고 적개감이 많고 불안하고 자신감이 없고 부정적이고 비관적인데 비해, 정서적으로 넉넉한 아이들은 잘 웃고 너그럽고 호감과 친근함이 있고 안정감과 자신감이 있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라고 합니다. 정서지능이 높은 자녀로 지도하는데 꼭 유념해야 하는 부분은 자녀를 지도하기에 앞서 부모 자신의 감정을 먼저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화를 참지 못하고 폭언, 비난, 경멸의 형태로 야단을 치는 모습은 아이에게 금방 부정적인 감정으로 전염됩니다. 또한 자녀를 무시하거나 담쌓기는 아이로 하여금 불안과 무력감에 빠져들게 합니다. 유·아동기의 아이들에게는 가정에서 부모님의 양육태도에 따라 정서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자녀의 행동을 교정할 일이 있을 때는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감정조절을 통해서 평상심으로 잘못한 사실과 함께 부모님이 느낀 감정을 이야기 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대화법은 아이가 부모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부모의 심정을 공감하게 됩니다. 부모님으로부터 긍정적인 느낌을 받음으로써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정서지능을 높이는 감정코칭의 핵심은 매우 간단합니다. 감정은 삶의 자연스런 일부로, 아이의 감정(기분)을 꾸짖지 말고, 행동은 한계를 지어준다는 것입니다. 즉, 어른 자신이 먼저 감정을 이해하고,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되, 이것을 표현하는 방식과 행동에는 어느 정도 제한을 두고, 제한 안에서 바람직한 방법으로 선도해 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하되, 바람직한 행동으로 선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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