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며 차츰 추워지는 요즘, 따뜻한 차(茶)의 온기가 생각나면 찾아드는 그곳 함양 다연. 공간 가득한 차향을 맡으며 조경숙 대표와 나누는 이야기도 즐겁다. 물론 해박한 지식으로 차의 명인, 다인(茶人)으로서의 그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차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조경숙 대표가 이곳에 찻집을 연 것은 13년 전. 30여년 운영해오던 서점의 문을 닫고 이곳에 터를 잡고 찻집을 열었다. 조경숙 대표가 예전에 운영하던 ‘강호서점’은 옛 함양을 추억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에 밀려 동네 서점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조 대표 역시 서점을 접고 그가 오랫동안 공부해온 찻집을 열었다. 10여 년 전만해도 함양지역에는 찻집은 물론 차를 즐기는 사람이 드물었다. 그녀는 서점에서 남는 시간 틈틈이 차와 관련된 서적들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해 한국다도대학원(한국차인엽합회)를 지난해 졸업하고 올해부터 석사과정을 공부중이다. “차는 알면 알수록 더욱 깊이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려낸 차의 맛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렇게 차 공부에 빠져들기 10여년 그녀는 차의 명인인 다인에 들 수 있었다. “차는 아주 좋은 건강음료이지만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많이 마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몸에 좋은 차를 마다하고 커피를 즐기는 이들을 보면 속상한 조경숙 대표. 처음 찻집을 열었을 때는 차를 마시는 오는 손님들이 많았다. 이후 시작한 연잎밥도 대박으로 지역은 물론 많은 외지인들이 즐겼다. 이후 지역 곳곳에 커피전문점들이 생겨나면서 차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커피는 지용성 카페인으로 먹고 난 후 당기는 느낌을 받습니다. 녹차는 수용성 카페인으로 당기는 맛이 적어 호응이 많이 없는 같아요.” 그녀는 건강식품으로 차를 권한다.   그녀는 함양군에 귀중한 손님들이 찾아오면 그들을 맞는 ‘접빈다례’에도 참여한다. 또한 지난 몇 년간 학생들을 위한 다례교실과 예절교육을 통해 차의 멋과 맛을 가르치고 있다.  한 가지 찻잎을 가지고서도 가공을 달리하면 색(色), 향(香), 미(味)에 확연한 차이점을 나타내게 되어 크게 6가지 형태인 녹차(綠茶), 백차(白茶), 황차(黃茶), 청차(靑茶), 홍차(紅茶), 흑차(黑茶)로 나뉘게 된다. 각 차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 다른 색깔을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발효정도에 기인하다. “차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우려내고, 품평하는 것까지 이론에서부터 실기까지 모든 것이 가능해야 차를 다룰 수 있습니다” 수백, 아니 수만 종류의 차들 모두 다리는 방법과 시간 등이 모두 제각각으로 그래서 공부가 필요하다. 함양은 차와 아주 관련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옛 함양군수로 부임했던 김종직 선생이 관영 차밭을 조성해 현재도 그 지역이 남아있는 것은 물론, 옛 가야국의 허황후가 인도에서 가져온 차씨를 지리산에 심었다는 기록도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예전부터 차를 심었다. 특히 그녀는 함양지역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는 ‘함양마천 차민요’를 소개했다. ‘초엽따서 상전주고 중엽따서 부모주고 말엽따서 남편주고 늙은차잎 차약찌어 봉지봉지 담아두고 우리아이 배아플때 차약먹여 병고치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경상감사 되어주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오랜 예전부터 함양지역에는 차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차를 약으로 사용했지요. 민요에도 보면 배가 아플 때 차를 약으로 먹였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만큼 차가 우리 몸에 이롭게 작용하는 것이지요.” 그녀가 느끼는 차의 매력에 대해 “차를 통해 느끼는 색과 향, 그리고 맛. 어떻게 풀로 만든 것에서 그런 색깔과 맛이 날 수 있을까요. 신비로운 차 맛의 세계에 빠져들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추천했다. 이제 ‘다연’에서 즐겼던 연잎밥은 먹을 수 없게 됐다. 바쁜 조경숙 대표가 아들에게 찻집을 물려주고 차 공부에 더욱 매진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만두전골과 쭈꾸미 볶음, 해물 칼국수가 다연의 주력 메뉴로 자리 잡는다. 남는 시간 그녀는 함양의 지천에 널리 자연을 차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그녀는 “한옥으로 멋지게 집을 짓고, 온갖 차들을 전시하고 시음할 수 있는 함양 명소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라며 미래를 설계했다. 그녀가 다연에서 한발 물러나도 그녀는 언제나 그곳에서 맑은 차향을 풍기며 자연의 향기를 선물할 것이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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