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 필자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현재 함양문화원 위치에 함양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험기간이면 새벽 4시에 나와 교과서나 참고서로 줄을 세워 자리를 잡곤 했다. 요즘으로 굳이 비유하자면 명당로또 판매점에 토요일에 줄서서 기다리는 풍경이랄까? 아무튼 공부도 공부이거니와 잿밥(?)에 관심있던 학생들은 데이트장소로도 꽤 인기가 있었다. 지금도 함양문화원 옆을 지날 때면 학창시절 도서관의 아련한 추억으로 잔잔한 미소와 함께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얼마전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라는 책을 접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3년동안 도서관에서 겪은 ‘자기변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서관의 힘, 책의 힘은 지식의 축적도 능력의 향상도 아니다. 도서관의 진짜 힘은 ‘의식의 도약’에 있다. 저자는 도서관에서 3년 동안 책을 읽음으로써 얻게 된 것은 인생에 대한 큰 의식이라고 말한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이전에는 행동에 옮기지 못했던 것들을 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큰 의식으로의 도약은 인생을 조급하게 보고 세상(남)만 좇아 살게 되는 옛 습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바보처럼’ 걸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에게 도서관은 가진 자들만의 특권이 아닌, “오히려 힘없고, 가진 것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와 같은 이들의 진정한 친구”였다. 또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중년의 평범한 남자가, 아무 경험도 없는 초년의 젊은이가, 아무 배경도 없는 노년의 어르신이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오직 독서뿐”이기에,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은 인생 최고의 낭비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저자의 도서관 예찬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그 빛을 잃어가고 있는 도서관과 책의 진정한 힘과 가치를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되새겨 준다.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시성(詩聖)이라 불렸던 두보는 ‘만 권의 책을 읽으면 글 쓰는 것도 신의 경지에 이른다(讀書 破萬卷 下筆 如有神’)라고 말한 적이 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책을 많이 읽는다. 독서가 영화, 음악, 커피, 산책보다 스트레스 해소 수준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특히 영화 등 영상물을 접할 때는 뇌가 어떤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거기 빠져 있다 나오는 것일 뿐인데 비해, 책을 읽을 때는 뇌의 측두엽과 후두엽이 자극받지 않은 채 하얀 바탕에 까만 글씨만 보게 됨으로써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학습력 강화, 치매 예방 등에 끼치는 독서의 효과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IT혁명을 선도한 빌 게이츠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엄청난 양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말에 의하면 빌 게이츠는 염려가 될 정도로 도서관에 파묻혀 살았으며 하루의 대부분을 책만 읽는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평생 동안 읽어도 못 읽을 분량의 책을 초등학교 졸업 전에 다 읽었다고 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고,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말했다. 발명왕 에디슨도 열두 살이 됐을 무렵 청각을 잃은 후 독서에 심취해 디트로이트 도서관에 있는 책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모두 읽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명언을 남긴 교보문고 창업주 신용호 회장도 어릴 때부터 제도권 교육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천일 독서를 통해 당시 대부분의 책을 섭렵하고 독서 혁명을 이룬 사람이다. 2002년 미국 교육과학통계연구소에서 ‘미국의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결과에 따르면 미국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모두 초등학교 때 엄청난 양의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초등학교 때에만 세계 명작을 최소 500권 이상 독파했다고 한다. 처칠은 글자도 읽을 줄 몰랐고 학창 시절 꼴찌를 도맡았지만 그를 변화시킨 것은 어머니의 독서 훈련 때문이라고 한다. 매일 5시간 이상 독서를 통해 그의 인생은 변화되었다. 현재 함양도서관은 인구 및 학생수 대비 너무 노후화 되고 협소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는듯하다. 함양의 스포츠파크처럼 멋지고 화려하진 않지만 봄비 내리는 어느 고즈넉한 주말 오후 커피한잔에 상림을 풍경삼아 한권의 양서(良書)를 읽을수 있는 도서관이 우리 함양에도 있었음 하는 바람 간절하다. 우리함양에도 빌 게이츠,발명왕 에디슨 같은 걸출한 인물이 배출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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