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아프리카 영아들의 실태를 중심으로 한 모금방송을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 방송에서는 현재 아프리카 사람들의 처한 현실, 그 중에서도 아동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소개하면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후원자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한 달에 3만원씩 후원하는 모금에 300여명의 성원이 답지하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국민들의 나눔에 대한 마음과 방송의 힘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한 달에 3만원을 후원하면 아프리카 한 아동의 한달 생활을 책임지고 도울 수 있으며 29명의 영아들에게 한 달간 치료식을 공급할 수 있다는 NGO 단체들의 TV 광고를 쉽게 접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이 광고들을 보면서 심각한 양가의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내용의 광고 이후 각 NGO 단체들은 국내 후원자들의 수가 연간 7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들이 저에게는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후원자들의 증가가 나눔의 물결이 퍼져나가서 순 증가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당연히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시스템이라면 빠진 아랫돌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아동들을 양육해야하는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운영비의 많은 부분을 후원에 의지해야하는 전국의 아동양육시설들이 최근 후원자의 수가 급감하고 있는 이유가 이 3만원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및 저개발 국가 아동들을 위한 후원광고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보육원처럼 50%이상을 후원에 의지해야하는 아동양육시설들은 지금 같은 후원자들의 감소는 아동들에게 더욱더 치명적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계효용에 따르는 상대적 만족감의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동과홍상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또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씁쓸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3만원의 기적이 아프리카나 저개발 국가들의 아동들에게 한정되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후원자 한분이 도와주시는 매월 3만원의 후원금은 우리나라의 아동양육시설들에서도 먹고 살기위한 것에 대한 기적이 아니라 세상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도록 만드는 기적, 기초생활 수급자로 전락할 위기에서 세금을 내는 사회인으로 만드는 기적,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또 다른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자로 만드는 기적, 건전한 가정을 대물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등의 엄청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흔희들 말하는 나눔과 사랑의 계절 12월이 시작됩니다. 3만원의 기적이 아프리카 뿐 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풍성하게 넘쳐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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