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안의고등학교(교장 한윤규) 출신 공무원이 30여 년간 저축한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놔 눈길을 끈다. 함양군 안의고교는 최근 경기도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보안과 여자처우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덕순(58·25회 졸업생·서울시 송파구 동남로)씨가 30여 년간의 공무원 생활동안 저축한 1000만원을 모교발전을 위해 내놓았다고 24일 밝혔다.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고 별도의 장학금 전달식도 마다할 정도로 겸손해하며 이씨가 들려준 모교사랑의 사연은 타인과의 약속은 물론 아무렇지 않게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있는 현대인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씨는 안의고를 졸업하고 78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며 언젠가는 모교발전을 위해 작은 뜻이라도 전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교정협회 복지금으로 1만원씩을 적립하기 시작, 금액을 조금씩 상향해 1000만원을 모았다. 이처럼 이씨가 장학금을 모으게 된 데는 모교를 특별히 사랑한 것도 있지만,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는 사연이 한몫했다.책을 좋아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즐겨 읽었고, 공부도 곧잘 했던 이씨는 나고 자란 안의면 대대리 두항부락에서 또래 여자 친구 중 유일하게 고교에 진학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예비고사를 치르고 대학진학의 꿈을 꿨지만 예기치 않게 진학에 실패하면서 이씨는 네 명의 동생에게도, 동네 친구들에게도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씨는 곧 낙담을 희망으로 바꾸고,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공부해 당당히 교정직 공무원이 되었고, 동생들도 열심히 가르쳐 모두 서울에서 대기업에 근무하는 등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그렇게 시골 오지에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힘을 준 모교를  잊지 않고 살아온 이씨는 강산이 세 번 바뀔 정도로 세월이 흘렀어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장학금을 전달하게 됐다. 이씨는 “36년간 공무원 생활하며 작은 뜻 하나로 1000만원 모은 것이 대단치는 않다. 퇴직 때 전달하려다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을 실천하고 싶어서 중도에 전하게 됐다. 교육의 힘은 매우 크다. 안의고에서 인생의 길을 찾은 만큼 어려운 후배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겸연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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