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년의 대학교수가 설암으로 인해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수술을 담당한 의사가 환자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혀를 절단하는 수술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십시오.” 얼마간의 침묵의 시간이 흘린 뒤에 교수는 말했습니다. “지금 나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제 더 이상 말로 죄를 짓지 않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너무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교수의 얼굴에서는 두려움이나 아쉬움, 등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말로써 얼마나 많은 죄를 범하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언어폭력’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이면서도 언어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상태입니다. 덕스럽지 못한 소리, 남을 헐뜯는 소리, 약점을 들추어 말거리를 만들어내는 일 등은 모두 범죄행위입니다.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는 세태는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기를 감히 제안합니다. 며칠 전에 지인들끼리 전라남도 증도요행을 다녀왔습니다. 증도 주변을 돌아보는 중에 어느 자그마한 해변가에 도착하여 해변을 걷고 돌아오려고 할 때 석양이 서서히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일행 중에 한 분이 말했습니다. “이제 곧 태양이 풍덩하고 저 바다에 빠지겠네!” 그의 말 한마디가 일행 모두의 마음을 감성에 젖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오는 내내 모두는 문학소녀, 소년이 되었고 벌써 시간이 많이 되었다고 아쉬워하지도 긴 여행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도 없이 화목한 가운데 장거리 여행을 마무리함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비웃음, 조롱, 놀림, 불친절한 말, 험담 등을 입술에서 제어하고 아름답고, 긍정적이며, 희망을 주며, 기분을 좋게 하는 언어를 통해 각박한 세상에서 언어폭력으로 상처받고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없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정화된 말이 우리들의 입술을 통해 흘러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삭막하고 싸늘한 계절이 아니라 포근하고 애정이 넘치는 푸근한 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언어는 내뱉는 것이 아니고 포근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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