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强小農). 작은 규모에서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체험 등을 통해 6차산업으로 발전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강소농이다. 우리 함양에도 곳곳에서 변화와 희망을 노래하며 함양농업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강소농들이 활동하고 있다. 주간함양은 ‘지리산인’을 통해 이들 강소농들의 경험담 등을 소개하며 어려움에 처한 함양 농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려 한다. 가장 처음 만난 강소농은 휴천면 운서리 산골 마을에 터를 잡은 귀농 8년째인 전용식·고미자 부부. ‘지리산 블루베리’ 농원을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1년 중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다. 이제 막 곶감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용식씨 부부와 인부 등 4명이 쉴 틈 없이 감을 깎아 덕장에 걸었다. 잠깐의 틈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주었다. 서울 토박이인 전용식씨 부부는 8년 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지리산 아래 휴천면에 들어온 귀농인이다. 이들 부부의 주 작물은 블루베리와 곶감이다. 워낙 산을 좋아해 지리산에 터를 잡기 전에도 40번 이상 지리산을 종주했을 정도인 이들 부부는 귀농 이후 한번밖에 지리산에 오르지 못한 것이 여간 아쉽다. 하지만 지리산을 ‘마을 뒷산’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 부부에게는 그저 지리산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농촌 생활은 체험 정도가 전부였던 부부의 귀농은 아주 우연히 그러나 착실히 진행됐다. 매년 휴가철이면 그해 휴가의 테마를 정하고 길을 떠나던 부부는 2007년 휴가 테마로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함양에서 귀농학교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3박4일의 귀농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귀농을 결심하기 전부터 부부는 ‘나이 들면 시골 가서 살자’라는 무언의 약속을 했던 터였다. “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직장생활 재미도 없고 해서 1톤 트럭에 짐을 싸서 내려와 빈집을 구하고 이후 아내가 내려와 함께 살게 됐습니다.” 조금의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무작정(?) 함양행의 기대는 더욱 컸다. 처음에는 빈집을 빌려 생활했다. 이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현재의 자리, 다랭이논을 정리하고 집을 지었다. 부지 정리를 할 당시 마침 지리산 둘레길이 만들어져 민박도 겸할 수 있었다. 귀농 후 첫 작물은 블루베리. 당시에는 함양지역에 블루베리를 하는 이가 없어 농사를 짓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1500평에 1000주의 블루베리를 관리한다. 생선액비와 아미노산 액비는 물론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한다. 초보 귀농인으로 여러 가지 작물을 심기도 했다. 고추농사도 지어봤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모기에 뜯기면서 고추를 따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 포기했다. 벼농사도 지었지만 남의 농기계를 빌려서 하다 보니 수익이 나지 않아 그만뒀다. 이들 부부의 또 다른 주력 상품은 지금 한참 작업 중인 곶감으로 5동을 생산한다. 블루베리와 곶감의 판매는 블로거(http://blog.daum.net/imblue0407)와 지인들을 통해 판매하는데 언제나 인기가 높다.일반적인 농부들이 본다면 조금은 게으른 전용식씨. “귀농 이후 가장 좋은 점은 일단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는 것입니다. 약간의 단점이 주말도 없다는 것이지요.” 아주 단순한 즐거움이지만 수 십 년간 틀에 짜인 회사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여유를 이곳 함양에 내려와 비로소 만끽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 부부의 얼굴에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전용식씨는 그가 터전을 일구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그가 사는 곳 바로 앞은 문정댐 예정지다. 그는 “마을 주민들의 의사는 완전 무시하고, 댐을 진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여론을 묻겠다는데 피해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야지 다른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들어서 뭐하겠느냐. 답이 제대로 나오겠느냐”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는 귀농귀촌을 하는 이들에게 ‘제발 공부를 하고 들어와라’라고 주문했다. 막연한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알고, 공부를 해서 귀농을 결심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귀농귀촌 정책을 추진하는 군에 대해서도 “군의 귀농정책, 사전에 모두 신청하게 되어 있다. 아무런 준비도 없는데 어떻게 미리 신청을 하겠는가. 사후에 하는 것은 지원을 해 주지 않는다.”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군에서 귀농귀촌 인력풀 구성을 요구했다. 인력풀을 구성해 귀농 귀촌인들이 먹고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용식씨는 “귀농인들이 가져다주는 부가 효과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농촌을 살리는 일 중 하나가 귀농”이라고 자신했다.강대용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