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날개 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 나비효과.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작은 변화가 엄청난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접한 나비효과는 ‘안의중학교’다. 함양의 대표 사립 중학교로서 7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사학의 대표 주자였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지역민들에게 외면 받으며 위상이 추락해 학부모들에게서 기피하는 학교로 꼽히게 됐다. 이런 학교에 1년여 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공모교장으로 부임한 노정임 교장으로부터 불기 시작한 작은 변화의 바람이 학생과 학부모, 지역 공동체까지 옮겨가며 변화의 주체자로 만들었다. 노정임 교장에 의해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안의중학교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노정임 교장이 부임한 것은 지난 2013년 9월로 2학기부터 공모교장으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 그는 “처음 학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다시피 하고 들어왔어요. 나름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일을 진행했지요. 막상 학교에 와서 둘러보니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교장은 학교에 첫 출근한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은 등교 시간에 맞춰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는 것이다. 그냥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많이 어색해 하던 학생들도 이제는 친근하게 먼저 다가온다.
노정임 교장은 “아이들과 마음을 터지 않으면 선생님들과도 공감을 하지 못합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이들이 눈치를 보고 소외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아주 자연스러운 안의중의 등교 모습이 되었습니다.”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그러지 않은 훈훈한 등교 모습은 1년여의 시간이 지나 모든 선생님들이 아침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생님들과 보다 가깝게 지내기 위해 교무실로 자리를 옮긴 것과 교장이 직접 하는 급식 또한 하나의 작은 변화다.
그동안 ‘고인 물’로 여겨지던 교사들에 대한 인사도 단행했다. 9명의 선생님 중 1명을 제외하고 전원 교체된 것이다. 노 교장은 “지역사회에서 가장 많이들은 것이 ‘행정실과 교사들을 바꿔야 한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재단에 인사권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모든 것을 아이들에게 맞춰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근무했던 교사들이 나가고 신임 교사들이 자리 잡았다. 그들과의 워크숍에서 현재의 학교 상황을 설명하고 ‘한번 멋지게 학교를 살려보자’라며 힘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교사들과 합심한 안의중의 교육은 오전8시부터 시작되어 밤8시까지 12시간 동안 운영된다. 중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까지 하는 것은 조금은 모순이지만 학교의 특성상 사교육까지 운영할 필요성으로 저녁식사까지 학교에서 해결하며 조금 낮았던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도 몰라보게 올라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다. 예전 패배의식이 자리 잡았던 아이들에게는 이제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솟아오르며 어둠들 얼굴들이 밝게 변했다.
학교의 이 같은 변화에 학부모들과 지역사회도 한팔 걷고 나섰다. 물론 법인에서도 노정임 교장에게 전권을 주며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 학교를 도와주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습니다. 학교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좋게 보여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학교의 변화는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전국 30개 학교 중에서 ‘거점 중학교’에 선정되며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은 물론, 삼성에서 실시하는 ‘스마트 스쿨’에도 선정되며 최첨단 IT 기기들을 활용한 수업도 진행된다.
그동안 조금은 힘들었던 신입생 유치도 자신만만이다. 그는 “예전에는 학부모들에게 내 놓을 것이 없었지만 이제는 학교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며 “이렇게 선생님들이 열과 성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는데 우리 학교에 안 오면 후회할 것”이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4년의 전체 임기 중 절반도 지나지 않아 학교의 수많은 변화를 이끌어낸 노정임 교장.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안의중학교와 지역사회에 참신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한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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