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로 귀농한 한 가정에서 보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동물복지를 생각하며 개방형 닭장을 지어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시멘트로 되어있던 축사 바닥을 힘들게 부수어 흙바닥으로 만들고, 왕겨와 짚을 깔고 300여마리의 암탉과 20여 마리의 수탉을 넣었다. 물통, 먹이통, 알통 등 지난 봄부터 준비하여 닭을 넣고 몇 달 키워 이제 유정란이 생산되어 이웃에도 팔기도 하고 전국적으로 택배로 보내기도 하고 있다. 새벽이면 울어대는 수탉의 힘찬 목소리가 활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성가시기도 하지만 건강한 유정란을 생산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아 닭장을 구경하기도 하고 계란을 내기도 한다. 닭장 안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축소판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닭들은 부지런하여 아침 일찍 일어난다. 쉴새없이 먹이를 찾아 먹는다. 먹이통에 있는 먹이뿐만 아니라 풀, 벌레, 과일껍질 등 다양하게 먹고 하루 종일 바닥을 헤집고 먹이를 찾는다. 그러다가 암탉은 알을 낳기 위해 알통으로 들어가서 알을 낳는다. 같은 공간 안에서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생활하지만 제각기 다른 모습들을 보게 된다. 먹이를 먹는 닭, 물을 먹는 닭, 알을 낳기 위해 알통에 앉아 있는 닭, 바닥을 헤집는 닭, 짝짓기 하는 닭, 짝짓기하는 닭을 질투하여 싸우는 수탉. 왕따 당하여 피하여 다니는 닭들, 장애를 입은 닭들... 같이 와서 자랐으면서도 큰 닭으로 자라지 못하고 여전히 어린 닭으로 있는 닭들... 암탉들이 알 낳았다고 외치는 소리, 알 낳을 것이라고 구구되는 소리, 수탉들의 위세 등등한 높은 울음소리, 암탉들을 부르는 수탉들의 낮은 울음소리, 다른 닭을 피해 다니는 왕따 당하는 닭들의 살려달라는 외침소리... 그러다가 하루 해가 넘어가면 숨죽인 듯 조용해지는 닭장의 모습... 닭장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닭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검은 수탉과 붉은 수탉이 있었는데 매우 친했다. 어느 날 그들이 사는 마을에 예쁜 암탉이 이사를 왔다. 검은 수탉은 예쁜 암탉을 사랑하게 되었다. 붉은 수탉도 암탉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둘은 원수가 되었다. 검은 수탉과 붉은 수탉은 구경꾼 닭들을 이끌고 넓은 마당으로 나갔다. 드디어 싸움이 시작되어 결국 검은 수탉이 이겼고 붉은 수탉이 졌다. 붉은 수탉은 원통했지만 솔직히 패배를 인정한다. 붉은 수탉을 이긴 검은 수탉은 얼마나 신이 났던지 지붕으로 올라가 목을 곧추세우고 한바탕 노래를 불렀다. 검은 수탉의 노랫소리가 잠자고 있는 숲속의 독수리를 깨웠다. 독수리는 닭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은 수탉을 채 날아가 버렸다.’ 닭장 밖의 사람들의 삶은 어떤가? 우리는 사람이기에 닭들과 다른가? 먹고, 알 낳고, 짝짓기 하고, 좋은 것 먼저 먹으려고 다투고, 많이 차지하려고 싸우고, 약한 것들 왕따 시키고 사는 닭장의 모습과 다른 것일까? 사람이기에 본능적으로 행하는 닭들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닭에게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용납하고, 화목하게 살라고 요구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닭이기에... 그러나 사람은 닭과는 달라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기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후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은 우리들 모습이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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