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 함양에서 함양의 역사와 얽힌 선비문화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제53회 함양물레방아골 축제 기간인 10월10일 오전10시 문화예술대공연장에서 임창호 군수를 비롯한 관내 기관단체장 및 함양·안의 유도회 회원 축제 방문객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함양 선비문화 강연회를 열었다.
(사)일두기념사업회(이사장 정문현)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는 동양철학을 전공한 박홍식 한국유교학회 회장(대구한의대 교수)가 나서 ‘선비정신과 함양의 얼’에 대해 2시간 동안 강의했다.
박 회장은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비문화의 유래부터 설명하며, 함양의 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 김종직 정여창 김일손 등에 대해 상세히 얘기를 풀어갔다.
박회장은 “선비문화는 조선시대의 숭유억불 정책에 따라 형성됐으며 이는 곧 성리학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성리학은 12세기에 남송의 주희가 집대성한 유교의 주류 학파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주희)의 이름을 따서 주자학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안향(安向)이 <주자전서>를 들여와 연구한 데서 비롯됐다”고 포문을 연 뒤 “조선시대에 이르러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여 정신적인 면과 도덕적인 면을 중시하는 주리설과 인간의 감성을 중시하고 현실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주기설 등이 나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른바 주리설은 영남지방에서 발전하여 `영남학파`라고 불리며, 이 맥은 ‘포은 정몽주→야은 길재→강호산인 김숙자→점필재 김종직→일두 정여창·한원당 김굉필·탁영 김일손→이언적·이황·유성룡·김성일’로 이어졌고, 기호지방에서 발전하여 ‘기호학파’로 불리는 주기설은 서경덕·기대승·성혼·이이에 이르러 완성되었고, 김장생 등에게 이어졌다”고 했다.
선비문화의 정신을 상세히 설명한 박 회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흔히 영남의 학맥을 이야기 할 때 ‘좌안동 우함양’이라 하는걸 아느냐”며 “함양군수를 지낸 김종직과 그의 제자 정여창, 김일손 등에서 비롯됐고, 이들 덕분에 함양이 영남지방에서 대표적으로 학문을 꽃 피운 뼈대 있는 고장으로 거듭났으므로 그 정신을 면면히 이어가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함양의 얼을 강조했다.
강연회를 들은 황모씨(60, 진주시 신안동)는 “평소 선비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오늘 강연으로 면면히 이어져오는 선비정신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기품 있는 함양에 더 매력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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