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모으니 돈도 되고 환경도 좋아지고 얼마나 좋아”
지난 10월7일 오전 함양읍 학동마을 회관 앞. 10여명의 마을 어르신들이 수북하게 쌓인 빈병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었다. 소주병과 맥주병 등 족히 수천개는 될 법한 빈병들을 상자에 담고 그것을 트럭에 옮겨 실었다. 아직도 경로당 한 켠에는 빈 공병들을 담은 포대가 수북하게 쌓였다. 작업을 하는 어르신들에게서 웃음이 맴돌며 농담을 주고받는다.
한 어르신은 “이것이 다 지난 1년간 우리들이 모은 것이지. 집에서 먹은 것도 있고 주변 들이나 길을 다니다 보이면 주워오기도 하고”라며 공병을 모은 사연을 전했다.
어르신들이 지난 1년간 모은 공병은 족히 1만개가 넘었다. 1톤 트럭에 3대 분량으로 지난 1년동안 어르신들의 수고로움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것들이다.
진재상 학동마을 노인회장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경로당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빈병을 모아 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원 재활용과 함께 환경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30여명의 마을 어르신들은 1주일 동안 모은 빈병들을 마을 회관으로 가져왔다. 그렇게 쌓인 것이 마을회관에 수북이 쌓였다. 빈병들을 판매할 곳을 찾았지만 싶지 않았다. 너무나 엄청난 분량이기 때문이다.
함양농협 휴천지소에서 차량을 지원해 어르신들이 모은 공병을 실어 나르고 대신 판매하기로 했다. 농협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열심히 모은 공병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저희가 나서게 됐습니다.”라며 “해당 주루업체에 판매해 수익금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라고 전했다.
빈 공병 중 맥주병은 50원, 소주병은 40원을 받는다. 이날 어르신들은 지난 1년간 모은 공병으로 40~50만원 상당을 벌게 됐다. 이번 판매 수익금은 주변 불우 이웃을 돕는 등 값지게 사용될 예정이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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