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는 10,000여명의 농민들이 모였습니다. 한중FTA로부터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나라 농업을 지키기 위한 농업인들의 절규였습니다. 7월초 중국 시진핑 주석의 국빈방문과 한중 통상장관 회의가 연이어 개최된데 이어 14일부터 5일간은 한중FTA 12차 실무진 협상이 열리는 등 연내타결 협상에 따른 위기감을 온몸으로 막기 위한 대회였습니다.
중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에 대해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신중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의 FTA가 체결되면 우리 농산물은 존폐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중국산은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하게 됩니다. 이것은 식량주권과도 연결됩니다. 한중FTA가 타결되면 향후 15년간 농업분야에서 한미FTA의 2~5배 정도인 29조원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은 100억 달러 늘어나는 반면, 국내 농업생산은 15%까지 감소한다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한중FTA는 농산물에 있어 상상을 초월한 상황이 예상됩니다. 함양 농업의 주산품인 양파를 비롯해 고추, 마늘, 무, 배추, 생강 등 모든 농작물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가격이 보장되는 농산물이 없어져서 더 이상 농업을 통한 농촌의 경제는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한국농업은 이대로 끝나게 됩니다.
시진핑 주석의 국빈방문 이후, 농업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래서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전국의 농민들이 모여 ‘한중FTA 양념채소류 협상제외 및 우리 농산물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가 열리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지난해 양파 가격은 20㎏ 한 망이 1만4,000원에서 1만6,000원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양파 한 망 가격이 5,000원으로 작년의 삼분의 일 가격으로 떨어졌습니다. 한 해 동안 자식처럼 농사를 지은 농업인들은 분통이 터질 지경입니다. 농업의 위기입니다. 한국농업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에 빠졌습니다. 10일 열린 전국농민대회는 한중FTA로부터 우리의 농업을 지키기 위한 결의대회이자, 농민의 생존권 쟁취를 위한 엄숙한 자리였습니다.우리 농업이 살기 위해서는 ▲올해산 양파 공급과잉물량 10만톤에 대해 정부수매 등 가격 안정 대책을 즉각 시행할 것 ▲냉동고추·냉동마늘·혼합양념 등 수입채소류의 불법·편법 유통 방지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 ▲채소류에 대한 품목별 주산지를 지정하고 자급률을 설정해 소득이 생산비 이상 보장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농협 등 생산자단체가 정부를 대신해 시행한 농산물 수급안정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 손실을 보전할 것 ▲고추·마늘·양파·생강 등 양념채소류를 한중FTA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것 등을 주장했습니다.
양파, 고추, 마늘 재배농가들은 현재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우리 농업을 지켜낼 것입니다. 농업을 잃는 순간, 식량주권마저 잃게 되며, 더 이상 우리는 농촌을 지켜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함께 우리 농업을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십시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