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했던 계사년의 달력도 마지막인 12월입니다. 세상을 돌아보면 모두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말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0여년 전에 동해안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경주에 간 적이 있습니다.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지인들과 더불어 카풀을 해서 경주에 갔지만 묵을 방이 없어. 바닷가를 주행하면서 모텔을 찾아 헤맸지만 모든 방들이 예약이 되어 있었습니다. 계속 가다가 보니 포항에 이르러 포항 시내를 뒤졌지만 결국 방을 구하지 못하고. 자정을 넘겨 이미 차들로 만원인 포항 해수욕장에 주차해놓고 차 안에서 밤새 떨면서 뜬눈으로 보내고서야 새해 일출을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새해를 결연한 포부로 맞이하려는. 그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참으로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위치나 삶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해주는 계기가 여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여행은 세상의 견문을 넓히고 자신의 진로나 꿈을 갖게 해주기도 합니다. 여행은 단순히 장소만의 이동이 아니라. 과거 시간으로 거슬러 회상하거나 자신을 미래 세상으로 꿈을 꾸게 하는 ‘초시간 여행선(타임머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 것도 참으로 신기합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한 폭의 산천들이 다가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세상의 정경은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각박하던 세상살이도 조금은 여유로워지고 그립고 고마운 사람들도 떠올리면서.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밤 도로를 주행하다가 간간히 멀리 보이는 농가들의 불빛들은 너무도 포근하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밤이면 도회지의 높은 아파트에도 고운 불빛들이 수를 놓고 있습니다. 그 불빛 아래 가족들은 소곤소곤 무언가 정담들을 나누다가 하나 둘 꺼져가는 불빛처럼 평화롭게 안식을 취하겠지요. 문득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이 시는 기성세대들이 살았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가족 여행은 아이들에게도 소중한 의미가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아이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한 마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동시에. 자신의 성찰을 통해서 특성을 발견하고 진로나 꿈을 설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다중지능이론’을 제시하여 사람은 제각기 다양한 특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마다 8가지 잠재능력. 즉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지각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개인이해지능. 대인관계지능. 자연관찰지능. 음악지능이 다르게 분포되어 있어. 이러한 지능들이 서로 긴밀하게 포섭되어 사람의 능력을 상승시킨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자기이해능력[성찰능력]은 아이의 소질. 적성. 능력을 끄집어내는 능력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기성찰능력을 키워야 자신의 소질을 조기 계발함으로써 성공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올겨울에는 사랑스런 자녀와 함께 꿈꾸는 타임머신인 ‘가족 여행’을 예약해보시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음에는 ‘가정의 의미’란 주제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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