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이냐구요. 추석이니까요. 추석에는 부산이고 대구. 서울 등지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회포도 풀고. 우애도 다지고 그런 것 아닌가요” 추석날 서상면 대로마을 김종춘(60)씨 댁.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적막할 것 같은 시골마을에 울려 퍼졌다. 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40여명 각양각색 모인 이들은 모두가 추석을 맞아 고향집을 방문한 한 가족들이다. 김종춘씨의 집은 이곳 대로마을에서 뿌리깊은 종가집이다. 400여년 전 통정대부동지중추부사(通政大夫同知中樞府事)를 지낸 김혁경 선생이 이곳 대로마을에 터를 잡은 이후 대를 이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곳 종가에는 김해김씨 71세손인 종손 김종춘와 종부 윤순자(61)씨 부부가 생활하고 있으며 명절이면 찾아오는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자손들 모두가 모인다면 60여명에 이르지만 이번 추석에는 40여명이 찾았다고 한다. 4代가 모인 종갓집의 추석은 기왓장이 들썩일 정도로 웃음이 넘쳐났다. 추석에 모인 가족만 40여명. 400여년 역사를 품은 종가는 아침부터 자손들이 북적였다.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서로 덕담을 나누며 가문의 정을 돈독히 쌓았다. 종손 김종춘씨는 “아버님이 7남매시고. 제가 6남매로 작은 아버지들과 사촌들. 그리고 그 후손들이 매년 명절이면 큰집인 종가집을 찾아온다”며 “바쁜 일상에서 이렇게 명절이 아니면 함께 모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많은 가족이 모이다 보면 먹고 자는 것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자는 것은 종가집 규모가 어느 정도 되다 보니 가능하지만 40여명이 먹는 음식은 모두 종부인 윤순자씨의 몫이다. 종부 윤순자씨는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부터 음식 장만을 서둘러야 한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1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가족 모두가 모이는 추석”이라며 웃음 지었다. 핵가족시대. 특히 명절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요즘 수많은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종춘씨는 “명절 때마다 이렇게 모이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예의를 배우게 된다”며 “이는 우리 집안의 가풍”이라며 가족을 자랑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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